석패율 안받겠다는 민주당…선거법 처리, 해 넘기나?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the300]"한국당 제외 법안처리도 부담"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19일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의원 중 80%가 석패율 반대 입장이었다"며 "민주당이 서두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실적으로 선거법은 1월 이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석패율 도입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4+1 협의체' 합의안은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방식의 선거제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을 제외한 '3+1 협의체'는 비례대표 50석 중 30석에만 캡(상한선)을 씌우자는 내용의 합의안을 18일 제시했다. 석패율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석패율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석패율제가 '중진 보장용'이라고 본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정의당이 강하게 주장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현역 의원'을 구제할 길이 열린다"며 "중진도 중진이지만 현역 의원들을 다시 당선시키겠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표가 흩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더구나 민주당 입장에선 선거법보다 검찰개혁법 처리가 더 시급한 과제다. 기존 선거제에서 누리던 '특권'을 굳이 포기하고 법안 개정을 서두를 동력이 부족하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이어 제1야당인 한국당을 뺀 채 선거법을 처리하는 것도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이다. 특히 여당 내 P·K(부산·경남) 세력인 '부산 그룹' 의원들이 목소리를 낸다. 이들은 한국당과 합의없이 선거법을 처리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총선을 지지 세력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라며 "법무부장관과 총리 인사청문회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제안한 '원포인트' 국회도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과 소통은 하고 있으나 아직 협의를 시작하지는 못 했다"며 "원포인트 본회의에 대한 답변도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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