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예측 격동의 2020]
<1>경제 분야-업종별 기상도
내년 수요 늘며 반도체가격 반등
글로벌시장 5.9% 성장 전망 속
G2 무역분쟁도 韓기업에 긍정적
2020년 한국 경제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반등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반도체 천수답’ 구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선·자동차·가전 등 기존 주력제품은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이 거센데다 바이오·전장 등 신규 주력제품은 아직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반도체에 거는 기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황의 키를 쥐고 있는 가격은 전년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폭락했던 올해와 달리 회복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 5세대(5G) 보급이 본격화되고 클라우드 서버 교체 작업이 대거 진행되며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를 야기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또한 반도체 시장에서만큼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내년 반도체 시장을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의 내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밀도 고성능화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5G, 인공지능(AI), 딥러닝, 가상현실(VR) 등이 낸드와 D램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낸드플래시는 올해 대비 19%, D램은 12%가량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또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 5.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메모리 부문은 4.1%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내년 반도체 시장 반등의 배경은 5G 보급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아이스레이크’ 출시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요약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전체 D램 수요 중 모바일용 수요는 지난해 32%가량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34%)와 내년(37%)에도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내년 5G 통신칩이 탑재된 ‘아이폰 12’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인데다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또한 5G폰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5G의 경우 LTE 대비 20배가량 속도가 빠른데다 반응속도가 0.001초에 불과해 관련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D램과 이를 저장할 낸드플래시 사양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키움증권은 내년 1억7,700만대의 5G 스마트폰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며 하이엔드급 모바일 D램 수요 또한 45%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모바일 D램 수요도 올해 대비 22%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의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했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또한 내년 하반기 본격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쇠는 인텔이 쥐고 있다. 인텔은 내년 하반기께 서버용 차세대 CPU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인텔은 삼성전자(005930)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와 서버용 CPU 가동을 위한 연동 테스트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이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진행 중인 ‘중국제조 2025’가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제한 등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사업이 2,430억달러 규모에 달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수 감소 등으로 이전과 같은 정부의 ‘묻지마 지원’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극자외선(EUV) 공정 장비 도입 등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중국 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국이 비교적 저사양인 PC용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반도체 ‘초격차’ 전략 등을 통한 공격적 대응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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