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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토스, 사회초년생·소상공인 중금리 대출…금융 `틈새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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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인터넷은행 '토스'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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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의 주인공이 된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에서 소외된 개인·소상공인 등 중신용자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기존 은행권의 사각지대를 커버하면서도 시장을 뒤흔들 '포용과 혁신의 2세대 챌린저 뱅크'를 포부로 내걸었다. 금융당국이 토스에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런 모습이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16일 금융위 의결 직후 취재진과 만나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권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은행 간 경쟁과 혁신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예비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는 향후 본인가를 거쳐 정식 출범한다. 앞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2015년 11월 예비인가 후 2017년 4월·7월에야 출범한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영업 시작 시기는 2021년 7월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기존 토스 플랫폼과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며, 은행장은 주주단 논의를 거쳐 IT와 애자일 조직 구조를 이해하는 중량급 인물을 선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이날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별도 간담회를 열어 "토스가 추구해 온 금융혁신 DNA를 토스뱅크에 충분히 이식해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상품을 새롭게 제공하겠다"며 "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의 인터넷은행조차 만족시키지 못했던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출시했고,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올 12월 현재 누적 가입자 수 1600만명을 돌파했다. 해외·부동산 등 각종 투자, 은행 제휴 상품, 토스카드, 미니보험 등으로 편리하면서도 혜택 좋은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면서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넘겼다. 스타트업으로선 국내 최대 금융 플랫폼이다. 토스뱅크는 이 같은 플랫폼 기반을 활용한 여러 가지 사업계획을 당국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에 대한 중금리 대출은 물론이고,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월급 가불 대출,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을 위한 할부 서비스, 게임처럼 재미있게 접근하는 예금 서비스 등이다.

또 주주사인 KEB하나은행 등과 협력해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같은 혁신 의지뿐 아니라 주주 구성 또한 토스가 예비인가를 받아내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토스는 KEB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중소기업중앙회(10%) 이랜드월드(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등과 손잡으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토스뱅크 대주주(34%)가 되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지난달 자본항목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량 전환우선주(CPS)로 바꿔 자본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주들이 향후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할 때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자본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당장의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슬로 성장(Slow Growth)'을 지향한다. 출범 2년 안에 달성한 자산 성장 목표치는 3조3000억원에 불과해 현재 총자산이 12조원을 넘긴 카카오뱅크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흑자 전환은 출범 후 4~5년 내를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가 출범할 시기의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수준이 적정하다고 본 것이지 의도적으로 낮은 성장을 고려하는 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많은 변화를 만드는 아주 큰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목표치를 감안했을 때 당장 토스에 금융지주사 전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토스뱅크가 급격하게 성장한다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지주사 전환을 해야 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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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대표


한편 소상공인 소액 주주들의 자본금을 기반으로 예비인가 출사표를 던졌던 소소스마트뱅크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소뱅크는 자본금 조달 방안과 은행업 영위를 위한 정보기술(IT) 기반 구축 준비 등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청자였던 파밀리아스마트뱅크는 미비했던 서류를 보완하지 못해 지난 11일 신청 자진철회 의사를 금융위에 전달해 최종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심사에서 인가가 1곳에 그친 데 대해선 "숫자보다는 안정성·혁신성 등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인가가 중요하다"며 "추가 인가는 향후 은행업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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