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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정의선 ‘디자인 경영 3.0’ 본궤도… 외부인재 등용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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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스·더 뉴 그랜져 등 파격 변신
디자인 정체성 강화로 프리미엄화
업계선 "파격 디자인 혁명 가까워"
디자인에 연구개발비만 20% 투입
피터슈라이어 등 혁신 디자인 수용
외부 호평 이끌며 판매실적 가속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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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시된 현대·기아 자동차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파격’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혁신적이면서도 흥미롭다. 더 뉴 그랜져, 쏘나타, K5, 셀토스 등 올해 쏟아진 신차 모델에서 보여준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감각은 업계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2019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혁신적인 '디자인 경영 3.0'시대가 본궤도에 오른 첫해로 평가될 만하다.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를 시작으로 기본에 충실했던 1.0시대를 지나 1990년 '카라이프' 개념을 국내 첫 도입해 17년간 이어진 'HDC 콘셉트카'시리즈는 2.0시대로 평가받는다.

이후 2018년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 '르필루즈'가 8세대 신형 쏘나타, 더 뉴 그랜저, 3세대 신형 K5 등 신차 흥행릴레이를 이끌면서 성공적인 3.0시대가 활짝 열렸다. 현대·기아차가 정통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탈피한 파격적인 디자인 정체성 강화로 자동차 대중브랜드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자인 DNA진화 가속도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모델 현대차 포니가 1975년 12월 본격 양산된지 올해로 44년이 됐다. 국내 처음으로 설계·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승용차다. 1990년대 이후 정체성을 부여한 콘셉트 개발에 역량을 결집하면서 디자인 DNA진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올해는 현대·기아차의 3세대 디자인 콘셉트 '르필루즈'가 시장을 강타한 한해다. 세단은 전반적으로 전고가 낮아지고 전폭은 넓어져 안정적이면서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관련 부서 임원들 사이에서는 해외 자동차명가에서 배운 테크닉을 모두 다 투입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포문을 연 쏘나타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전면부 '히든라이팅 램프'와 날렵한 루프라인, 쿠페형 세단 등으로 디자인돼 20~30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세단의 정석 그랜저도 정통 세단 틀에서 벗어나 아빠차에서 오빠차로 환골탈태했다. 더 뉴 그랜저의 전면부는 램프가 그릴안으로 들어가는 등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시도하지 않은 강력한 캐릭터로 디자인됐다.

K5의 경우 후면부 유리의 크롬 몰딩이 트렁크 리드로 확장되는 등 새로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보닛은 양측면 차체강판에 닿는게 아니라 헤드램프 상단부와 맞닿는 구조다. 심장박동을 상징하는 헤드램프를 강조하기 위한 파격적인 선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디자인이 기존 틀에서 벗어날 수록 개발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디자인과 상품개발 부서간 충돌이 잦아진다"며 "이를 극복하기도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다양하게 적용한 것은 자동차업계에선 혁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외에 팰리세이드, 베뉴 등 SUV에서도 차세대 디자인을 입혀 SUV시장 판도에 변화를 일으켰다.

■외부인재 영입·투자 확대

현대·기아차 디자인 역량강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글로벌 디자인센터이다. 현재 한국, 미국, 유럽(독일) 디자인센터에서 약 600명의 디자이너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모델을 결정하고 제품개발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디지인센터 전 디자이너들이 초기작업에 참여할 만큼 처음부터 콜라보레이션 체제로 작업한 후 사실상 경합을 펼친다.

이 때문에 양산하기 쉽고 무난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력하고 모범적인 디자인으로 결정된다. 자동차 디자인 개발에 연간 투입되는 비용도 연구개발비의 약 15~20%가량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약 4조4200억원)를 감안하면 최대 9000억원에 육박한다.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타고 있다.

특히, 외부인재 영입은 디자인 진화의 주된 동력이 됐다. 지난 2006년 폭스바겐 출신의 피터슈라이어 사장을 시작으로 2015년 루크 동커볼게 부사장, 2016년 이상엽 전무, 2017년 사이번 로스비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 올해는 GM, BMW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한 서주호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상무)과 벤츠, 인피니티 출신의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전무 ) 등 해외 자동차 명가들의 디자인 중역들을 수혈했다.

대대적인 변화에 대한 외부평가는 판매실적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다. 쏘나타는 2015년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돌파에 도전중이고, 그랜저는 3년연속 10만대 고공행진에 나서고 있다. 신형 K5는 출시전부터 관심이 몰려 계약대수가 1만6000대로 늘어나는 등 혁신적인 디자인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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