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맹점주協 실행위원 "시장 90% 장악하는 독과점"
"매출 20% 떼가는 배달앱, 합병 후 수수료 더 높일 것"
프랜차이즈산업協 사무총장 "음식점 떼가는 돈 늘릴 것"
"프랜차이즈 생태계 잠식…고객정보로 사업확장 우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배달앱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하나로 합치기로 하면서 독과점화(化)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맹점주나 프랜차이즈업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회원 가맹점에서 떼가는 돈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배달 라이더 처우나 산업 생태계 악화에 대비해 정부가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의 한 실행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중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현재 배민이 배달앱시장에서 60%를 차지하고 있고 요기요가 30%에 이르다보니 배민과 요기요가 합쳐지면 시장을 거의 장악하게 된다”며 “공정위가 독과점에 맞서 결합 불허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말 요기요 운영사인 딜러버리히어로(DH)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같은 DH 소속이 됐다.
이 실행위원은 “현재 요기요는 가맹점의 전체 매출 중 12% 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가고 있고 배민은 6% 정도 수수료를 챙기는 한편 `깃발꽂기`라는 이름으로 앱 상에 가게명이 노출되는 빈도에 따라 별도의 광고료를 받고 있는데 광고료가 300만~500만원씩 붙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모두 이들 배달앱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독과점업체의 요구에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까지도 이들 배달앱에 의존하고 있는 마당에 영세한 업체들은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과 계약하고 있는데, 앞으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요기요는 수수료율을 더 높일 것이고 그나마 가게당 3개씩만 노출토록 제한하기로 한 배민도 수수료를 높일 것이고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들은 살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협의회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맹업체들이 수수료와 광고료를 합쳐서 이들 앱 업체에 내는 금액은 매출 기준으로 20% 가까이 된다”고도 했다.
이 실행위원은 “이렇게 되면 결국 음식점들은 음식값을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간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당장 마음대로 음식값을 올릴 순 없겠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게 가격을 조금씩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합병 이후 이 업계에서 경쟁이 없어지면 독점적으로 가격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들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순간 그 인상폭을 가늠할 수 없으며 아마 최저임금 인상률이나 물가 인상률 등을 들이대며 계속 가격을 올릴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마치 스타벅스가 가맹사업법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직영점을 무한적으로 늘려가면서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생태계를 완전히 잠식하는 현상과 동일한 현상이 올 것”이라며 “사실 배민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을 많이 했던 기업이지만 산업 혁명을 가져오지 못했고 배달원 등 일용직의 고용 질도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임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줘야 하는데 현재 배달과 관련해서 아마 사각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부분은 지금 관련법들이 전혀 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많은 자영업자들이 거래하는 과정에서 쌓은 고객 데이터를 배민이 확보하면서 이 데이터를 이용해 식자재나 포장박스, 반찬류사업을 한다든지 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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