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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만남 피하는 ‘빈곤 청년’…“내게 필요한 건? 1초 망설임 없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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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취약계층 청년 상당수가 돈 때문에 대인 관계 등 일상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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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나 저임금 상태에 처한 취약계층 청년 상당수는 돈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가 평택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66.9%가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 적 있다’고 답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세∼3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청년 취약계층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표본의 40% 이상은 실업 상태에 있거나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에 할당했다.

‘가족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부담스럽다’와 ‘돈 때문에 식사를 거르거나 양을 줄인 경험이 있다’도 각각 49.6%, 49.5%로 절반에 달했다.

‘생활필수품을 줄일 정도로 어려운 적이 있다’, ‘매월 공과금을 내는 게 힘든 적이 있다’도 작지 않은 비중(각각 31.2%, 30.8%)을 차지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온라인 응답자 중 2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에서 청년 중 일부는 “나에게 필요한 건 1초도 망설임 없이 ‘돈’이다”, “학자금을 절반 정도 갚았는데 다른 신용카드 대출도 있다”고 말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채무 발생의 주된 요인으로는 만 19∼24세 청년의 경우 학자금 대출(60.3%), 만 25∼29세는 생활비(25.0%), 만 30∼34세는 주거비(53.9%)였다.

청년들은 일상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안정적 일자리 마련’(37.5%)과 ‘주거·임대 등을 위한 주거비용 조달’(18.0%)을 꼽았다. 이어 생활비 마련(17.5%), 대학 등 교육문제(6.1%), 결혼 및 연애(5.3%) 등 순이었다.

한편 정부나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청년수당·청년배당·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의 수혜 경험은 8.6%에 불과했다. 그러나 청년 지원금 정책에는 74%가 찬성 의견을 밝히는 등 응답자들은 청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청년에게 지원해야 할 사항(중복응답)으로는 ‘주거 안정’(32.1%)이 가장 많았고, ‘일자리 창출’(17.5%)과 ‘생활비 지원’(17.1%), ‘학비·등록금 대출’(4.6%) 등이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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