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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北, ‘중대한 시험’ 언급 속 대미압박 최고조..'새로운 길'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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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한 다가오면서 군사적 압박 카드 반복 제시

북미 갈등 숨고르기 국면 들어서나

한중일 정상 만나는 23~24일 고비될 듯

이데일리

북한 전국당선전 일꾼(간부)들이 지난 14일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답사하고 결의 모임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간부들이 단상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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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갈수록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과 13일에 두 차례나 ‘중대한 시험’을 한 사실을 밝히는 한편,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은 ‘핵’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힘”을 언급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했다. 협상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핵능력 고도화를 통한 ‘새로운 길’ 모색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 차례 ‘중대한 시험’ 강행..핵능력 고도화로 ‘새로운 길’ 모색

북한은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 시한으로 정해둔 연말이 다가오면서 거듭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에 이어 13일에도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서해위성발사장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엔진 성능시험장이라는 점에서 고체 연료 시험으로 추정된다.

뒤이어 7시간 20분 만인 14일 오후 10시30분께 박 총참모장은 담화를 내면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전략무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는 표현에서 핵능력 고도화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두 차례 중대한 시험을 통해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고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전략적 지위의 변화’와 ‘핵전쟁 억제력 강화’ 모두 핵보유국 인정 차원을 넘어서 핵강국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새로운 길’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박 총참모장이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전략무기개발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북한은 다시 2017년처럼 ICBM 능력 고도화를 적극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협상 염두에 둔 위협 카드 분석..美에 책임 넘겨

일각에서는 북한의 잇딴 군사적 도발이 북미 협상 과정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박 총참모장이 담화에서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그간의 북한식 위협과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미국 태도 여하에 따라 갈등을 높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운운하면서 도발을 경고했지만 이 역시 미국의 선택과 결심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외교 라인의 발언보다 군부에서의 발언이 보다 군사적 긴장 수위가 낮은 셈이다.

북한이 두 번째 시험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강행했고 ‘핵’까지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미 간 충돌 위기는 일단 한 고비 넘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南외교적 노력 비하..군사 도발 가능성 ‘오리무중’

북한은 우리 정부의 비핵화 외교적 노력에 거듭 찬물을 끼얹고 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은 “남조선의 현 당국은 당장 존망의 위기에라도 처할 것 같은 위구심에 사로잡혀 외세에 조선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구걸하는 멍텅구리 짓만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사실과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을 모두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오는 23~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이 수위 높은 군사적 도발을 해온다면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정치적 메시지를 낼 수 있다. 앞서 북한이 사전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진다.

정성장 센터장은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북중 관계의 냉각 및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북한이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인공위성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북한이 연말에 어떠한 군사적 선택을 내릴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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