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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美 비건→스웨덴 총리→中 시진핑…文 '북핵 협상판 유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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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오상헌 기자] [the300](종합)北 ICBM 발사 등 '레드라인' 넘지 않게끔 대화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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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11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2018.09.11.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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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협상판' 지키기를 위한 외교전에 나선다. 협상의 당사자인 미국, 북한의 후견자 격인 중국, 실무협상 무대를 제공해온 스웨덴 측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며 대화 모멘텀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부장관 지명자)를 접견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약 4개월 만에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등과 함께 방한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과 접견 외에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남 역시 예정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미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협상판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대화' 기조의 지속에 대해 뜻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게 유력하다. 북측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이 '새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대화 보다 행동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미 간 감정싸움도 격해지는 모양새라서 협상판의 유지 자체가 중요한 상황이다. 북측은 지난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번째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의 방한 직전 의도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엔진 성능 시험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북한을 겨냥해 '불량 국가'(rogue state)라고 지칭했고, 북측은 "언행을 삼가야 연말이 편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북측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국이 '군사옵션'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북한이 호응하면 판문점 등지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회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건 대표는 오는 17일 일본으로 건너가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한다.

북미 간 협상이 이같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중재자' 격인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서 비건 대표에게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기본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에는 청와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 및 공식만찬을 갖는다. 스웨덴은 그동안 북미 실무협상의 무대를 제공해온 국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추후에 진행될 수 있는 북미 협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면서 동시에, 북측을 향한 '대화 지속'의 메시지를 낼 게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촉진을 위한 스웨덴 측의 각별한 기여를 평가하고,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건설적 기여를 해 온 스웨덴과의 전략적 소통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발걸음은 다음주까지 지속된다. 오는 23~24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양자 정상회담 역시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과도 북핵 해결의 '대화 원칙'에 뜻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도 '북핵 협상판 유지'에 뜻을 모아 북한의 ICBM 발사 재개 등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시도를 억제한다는 게 우리의 방침이다. 이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길'로 '협상장 이탈'을 택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대화 모멘텀'만이라도 유지한다면, 언제든 협상에 진전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우리 문 대통령의 계산이다.

최경민 오상헌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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