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8500명 주한미군 임의로 못줄여
상원 통과 뒤 트럼프 서명하면 발효
표심 고려해 "즉각 서명" 트윗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이스라엘계 미국인 협의회(IAC) 전국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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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국방수권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것과 관련해 "즉각 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와우! 우리의 모든 우선순위가 최종적 국방수권법안(NDAA)에 들어갔다"며 "우리 병력의 급여 인상, 우리 군의 재건, 유급 육아휴가, 국경 경비, 그리고 우주군!"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더는 미루지 마라! 나는 이 역사적 국방법안에 즉각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NDAA를 찬성 377표, 반대 48표로 가결 처리했다. 방위비 약 200억 달러(2.8%) 증액과 우주군 창설 지원, 병사 급여 3.1% 인상,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12주 유급휴가 의무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이 법안엔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을 트럼프 행정부가 임의로 줄일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올해 국방수권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하한선인 2만2000명보다 기준을 6500명 늘린 것이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은 다음주 중 상하원 표결을 거쳐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정식으로 효력이 발휘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즉시 서명하겠다'고 밝힌 것은 법안에 미군 급여 인상 등이 포함된 것을 부각하면서 표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면 당분간 이 같은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나는 (주한미군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그들(한국)은 방위비 분담을 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법안에도 예외규정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법안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부합하거나,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를 저해하지 않고, 국방장관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적절히 협의를 거친 경우에 주한미군 감축을 허용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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