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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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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꾸준하게.”

2년 전부터 <한겨레21>을 정기구독하는 강현명(27) 독자가 지난 한가위 퀴즈큰잔치 응모엽서에 적은 당부의 말이다. 대학 졸업 뒤 6년째 서울의 한 치과에서 치위생사로 일하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담백한 대화가 오갔다.

<21>을 구독한 계기가 궁금하다. 예전엔 정치나 세상일이 나와 관련 없다고 여겼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때 아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고 무관심한 사회가 슬픔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인터넷 뉴스 말고 종이 매체를 구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문은 매일 읽기 힘들 것 같아 찾아보다가 <21>을 골랐다.

어떤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나. ‘집에 인생을 건 2030’(제1287호 참조)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삶의 목표가 전셋집 구하는 것이다. 원룸에 월세로 사는데, 전셋집은 대출을 받아도 얻기 어렵더라. 그래서 기사에 굉장히 공감했다. 소수자 문제를 다룬 기사도 늘 재미있게 읽고 있다. 보통 일요일에 약속이 없으면 카페에서 읽거나 병원에서 틈틈이 읽는다.

읽고 싶은 기사는 뭔가. 그냥 다양하게 써주면….

그러시면 안 된다. 요즘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를 공부하듯 읽고 있다. 재밌고 신기하다. 문과 출신이고 소설책을 많이 읽었는데, 알고 보니 과학이 참 ‘섹시’한 학문이더라. 과학에 관한 글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얼마 전 열린 독자·후원자의 밤에 다녀왔다.

아니, 그 얘기를 왜 이제야 하시나. 감사하다. 와서 보니 어땠나. 지난해 독자의 밤에 갔다왔을 땐 ‘<21>을 이런 사람들이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갈까 말까 고민하다 갔는데 여전히 좋았다. <21>을 둘러싼 최근의 일들 때문에, 독자들에게 편집장과 기자가 한 소리 들을까봐 독자와의 모임을 안 하거나 미룰 줄 알았다. 그런데 하더라. 독자에게 쓴소리를 듣고 성실히 답변해주는 것 자체가 고마웠다. 독자들도 <21>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좋겠고, <21>도 독자의 쓴소리를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기사를 쓰든 ‘사실을 명확히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모임에서도 그렇게 말했다.

말씀 새겨듣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밥 잘 먹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강현명 독자는 마지막까지 담백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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