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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게임 IPO 잔혹사…반등의 불씨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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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젠 상장 철회…"비싼 공모가에 게임주 흥행 신통찮아"

게임업계 분위기 침체…"새내기주 당분간 보기 힘들 것"

카카오게임즈 상장여부 주목…中 판호발급 모멘텀도 기대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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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게임 종목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상장 기업수 자체도 많지 않을뿐더러 수요예측 과정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며 침체된 분위기다. 다만 내년 몸값 2조원이 예상되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재추진과 중국 외자판호 발급 모멘텀이 가시화되면 중소형 게임주의 IPO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미투젠 상장 철회…“비싼 공모가에 게임주 흥행 신통찮아”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미투젠은 지난 6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로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미투젠은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인해 남은 일정을 취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미투온(201490)의 자회사인 미투젠은 홍콩에 본사를 둔 캐주얼 및 소셜카지노 게임 업체다.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 `Slot-Neverland`를 비롯해 캐주얼 게임 `트라이픽스`, 클래식 카드게임 `솔리테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미투젠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5000~2만9400원이었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미투젠의 밸류에이션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소셜카지노 게임 업체들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소셜카지노 업체 더블유게임즈(192080)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 감소하는 등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블유게임즈 주가는 지난 5월 연고점 대비 39%가량 하락했다.

지난주에만 미투젠을 포함해 신테카바이오·메드팩토 등 3개의 수요예측이 몰리면서 기관 자금이 분산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상장한 게임 업체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은 영향도 있다. 미투젠은 앞서 한차례 상장을 철회했던 일본 게임회사 SNK(950180)의 전철을 밟고 있다. SNK는 지난해 12월 희망공모가 3만4300~4만6800원으로 코스닥 문을 두드렸으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지난 5월 밴드를 3만800~4만400원으로 낮춰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러나 현재 SNK의 주가는 공모가(4만400원)를 60% 가까이 밑돌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베스파(299910)도 당시 희망공모가 밴드(4만4800~5만97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3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분위기 침체된 게임업계…카카오게임즈·中 판호발급 돌파구 기대

게임 업종의 IPO는 지난 2017년 넷마블(251270), 펄어비스(263750) 등 대어급의 등장 이후 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년여간 베스파, SNK만 상장했을 뿐이다. 코스닥시장에서 게임 업종이 주도주 지위를 내려놓은 가운데 클라우드 게임 등 대형사 위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중소형 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힘을 실어주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중독 방지에 나선 보건복지부 등 정책방향도 엇갈리면서 게임 업종의 기가 많이 죽어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도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당분간 새로운 루키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본인들만의 경쟁력 있는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 게임 업체들의 경우 IPO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카드로 카카오게임즈 상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대 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기대되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정밀감리에 발목이 잡혀 상장이 지연된 상황이다. 회사는 상장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달빛조각사` 등 올해 출시작들이 흥행하며 상장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이 분위기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외자판호 발급도 기대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0월 중국 외자판호 재개 해프닝으로 게임주가 들썩이면서 중국 진출이 무조건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최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으로 `한한령` 해제 기대가 부각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외자판호 발급이 가시화되면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급격한 외형 성장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산업 자체의 밸류에이션이 오르면서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증시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성적표가 중요 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가 관건”이라며 “이에 더해 중국 외자판호 발급으로 게임 업종을 둘러싼 분위기가 바뀌면 IPO 기회를 노리던 업체들의 상장이 줄지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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