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지도자→해설위원 모두 경험
“자신 특성 살려 차근히 스텝 밟길”
신정민 해설위원. 아프리카TV 제공 |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제가 처음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게임으로 무슨 돈을 벌어’라며 부모님이나 주변의 시선이 부정적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린 친구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이자 후견인으로 나서는 부모들도 많아졌죠. 이제는 선수 이후의 삶을 보여줄 좋은 본보기가 필요해진 때라고 생각합니다.”
10일 서울 아프리카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만난 신정민(34) 해설위원은 진심 어린 표정으로 e스포츠 프로선수들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스타크래프트 프로선수로 활약한 뒤 1년여간 짧게 코치 생활을 거쳐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설위원 활동을 시작한 그는 업계에서 ‘히오스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신 해설위원은 지난해 AOS(팀대전)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오스)’의 블리자드 주관 공식 리그가 폐지된 이후 자신이 직접 나서 리그를 부활하는 데 일조했다. 이용자가 직접 대회 상금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 형태의 대회를 구상했고, 아프리카TV(067160)와 함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그: 리바이벌’을 연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 시즌1~3를 합한 누적 상금이 4700만원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e스포츠로 자리매김했고, 지난 4일부터 시즌4가 개막해 진행 중이다.
신 해설위원은 “무대가 있어야 비로소 선수가 존재하게 된다”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인기종목과 비교해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리그를 만들어가는 게임사나 기업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같은 곳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여 년 전과 비교해 선수들의 태도가 바뀐 점을 높이 샀다. 신 해설위원은 “우리 때는 선수로서 뚜렷한 목표 없이 그냥 게임이 좋아서 시작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요즘 선수들은 ‘프로 의식’이 확실히 생긴 것 같다. 전반적인 대회 규모가 커지고 평균 수입 수준이 개선되는 등 환경이 좋아진 만큼 선수들도 단순히 재미 목적을 넘어 프로의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밝혔다.
인생 2막을 설계해야 하는 현역 e스포츠 프로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여전히 e스포츠 업계 종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그는 “선수의 경력을 살려서 바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직업은 역시 코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수월한 환경이다. 이후에 각자의 적성을 고려해 감독이 되거나 해설위원, 전문 방송인 등으로 전향하는 스텝을 밟는 걸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해설위원은 이어 “저보다 선배 해설위원으로 계신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저도 40대가 되어서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신정민은 믿고 본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해설위원으로 계속 활약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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