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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가까스로 파국 막았지만…선거법·공수처법 ‘패트’ 재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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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등 199개 안건·법사위 통과 추가 법안도 의결키로

‘패트’ 법안 간극 못 좁혀 ‘표결 강행’ ‘총력 방어’ 대치 우려

여당, 기존 4+1 협의체 조율에 한국당과도 협상 ‘이중 과제’

경향신문

4+1 협의체 ‘결의’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왼쪽부터)이 9일 국회에서 여야 ‘4+1 협의체’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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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이 9일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면서 국회가 정상화 수순에 돌입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철회 방침을 제시하면서 여야 협상이 열흘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하지만 합의 반나절도 안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철회를 사실상 보류했다.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0일 본회의에선 예산안과 유치원 3법, 199개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당초 여야 합의가 번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1일부터는 여야가 대치해 온 선거법·검찰개혁안 처리를 놓고 정면 충돌이 예상돼 향후 여야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열흘 동안 등을 돌렸던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랜만에 마주 보고 앉았다. 한국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필리버스터 전략을 접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여야는 문희상 국회의장 중재로 협상 재개라는 극적 합의에 이르게 됐다.

당초 이날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10일로 미뤄졌지만 여야는 예산안 처리에 뜻을 모았다. 513조원에 달하는 예산안은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모두에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민식이법’(어린이 교통안전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비롯한 199개 안건과 디지털 3법 등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는 추가 법안도 의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철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후 “(필리버스터 철회에 대한) 찬성·반대 입장이 다양하게 나왔다”고만 말했다.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 필리버스터 ‘사슬’에 묶였던 안건들은 국회 문턱을 넘게 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유치원 3법’을 비롯한 선거법 개정안·비리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안을 태운 패스트트랙 법안은 한국당 의원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여당 한 의원은 “사실상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지연 전술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11일 이후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로 ‘250석(지역구)+50석(비례대표)’과 ‘5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조율해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수처법) 신설법안 등도 이견을 줄인 단일안을 마련해놨다.

하지만 한국당은 ‘250+50’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은 악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향후 임시국회가 필리버스터 대치전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상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오는 17일 전까지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4+1 협의체와 표결 강행에 나설 방침도 세웠다. 이 경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카드를 다시 꺼내들며 총력 방어를 펼 수 있다.

소수 야당 일각에서는 ‘더불어한국당’ 체제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을 처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은 4+1 협상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4+1 정당 일부에선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양당 간의 막판 협상으로 모두 뒤집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다만 한국당이 예산안을 고리로 단계적 처리 방침을 시사해 여야가 막판 협상 과정에서 극적 타결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홍두·심진용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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