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자, 투자자에 밝힌 전략대로 운용하고
위탁사 계열사에 몰아주지 않도록
신인의무 준수 영업관행 정착시킨다"
자본시장 CEO 불러 '부동산리스크까지 관리' 천명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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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문채석 기자]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모아 파생상품투자와 대체투자, 사모펀드 등 일련의 금융사고를 뿌리 뽑기 위한 종합 관리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라임자산운용 펀드환매 지연, 독일 헤리티지펀드 등 해외부동산펀드 사태 같은 자본시장발 사고를 막기 위해 제조·판매·사후관리 등 모든 단계를 관리하는 체계를 단단히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5일 윤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엔 윤 원장을 비롯해 원승연 부원장, 김도인 부원장보 등 금감원 임원 7명과 최현만 금융투자협회장 직무대행(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등 금투협 임원 5명,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 증권사 CEO 13명,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 등 자산운용사 CEO 11명 등이 참석했다.
윤 원장은 간담회 직전 인사말을 통해 펀드의 제조부터 고객에 판 뒤의 사후관리까지를 아우르는 종합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금투업체들이 영업행위를 할 때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대로 자산운용을 하는 '신인의무(Fiduciary Duty)'를 잘 지키도록 만들고, 저금리·저성장 기조 아래 실적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등으로 구성된 고위험 상품을 업자들이 함부로 취급하지 못하도록 내년부터 부동산금융 종합관리시스템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간담회에서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현행 체계상 제재하기가 곤란하다고 밝힌 신인의무 위반 사례(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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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를 근원적으로 막고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자산운용사와 신탁사의 신인의무 안착을 통해 투자자 중심의 공정한 시장이 구축되도록 제도적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며 "금융회사 스스로도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 중심의 경영패러다임'을 확립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CEO 여러분들이 각별한 관심을 쏟아주길 부탁한다"고 협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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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실은 금감원 수장이 자본시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부동산 리스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CEO들을 불러모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굳어져 여러 금융 업권에 드리워진 부동산 그림자금융 리스크를 쉬이 넘길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윤 원장은 부동산 그림자금융 리스크는 자금 조달 및 운용 과정에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높은 상호 연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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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자본시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부동산 리스크를 사전 대응하기 위해 위험지표별 리스크 대시보드 구축, 자본시장 리스크관리 보고서(Outlook) 공표 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원장은 "부동산금융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관리체계 구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년엔 로드맵을 바탕으로 부동산금융 종합관리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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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이날 새롭게 밝힌 '자본시장 부동산그림자금융 종합관리시스템'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뺀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채무보증,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 부동산 유동화 증권 등과 관련한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입수해 '그림자금융 데이터베이스(DB)'를 우선 세운 뒤 규율하는 체계다. 금감원은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추세 분석과 함께 위험평가지표 등을 마련해 이를 취급하는 금투업자에 대한 위험평가 등을 감독업무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그림자금융 관련 금감원이 제시한 지표보다 지나치게 위험한 상품을 자의적으로 취급하는 업자는 즉시 감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금투업자들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데이터를 모든 뒤 '리스크 대쉬보드(Dash Board)'를 세워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 인식할 방침이다. 자본시장 각 부분별로 주요 위험지표를 선정하고 중요도 및 선행성 등을 감안하여 자본시장 위험등급을 산정한 후 조기경보 및 현황진단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후 '자본시장 리스크관리 보고서(Outlook)'을 써 기록도 꼼꼼하게 할 계획이다. 보고서에 자본시장 시스템 리스크의 중요성, 전이경로 분석, 리스크 대쉬보드 및 해외 감독 당국의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변화, 부문별 자본시장 현황분석, 자본시장 위험요인 등을 꼼꼼히 적는다. 여기서 '위험요인' 체크리스트엔 부동산금융과 DLS, 사모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다.
윤 원장은 "CEO들도 금감원이 추진하는 자본시장 종합 리스크 관리방안에 관심을 갖고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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