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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5세대 이동통신

"자식보다 쓸모있다"…NYT, 5G 구축한 'DMZ 대성동마을' 삶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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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눌러 응급상황 전파…휴대전화로 양수기·스프링클러 통제"

"여전히 야간통금 및 점호"…최접경마을 엄연한 안보현실도 지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마을인 대성동마을과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으로 변화된 주민들의 삶을 소개했다.

NY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지면에서 'DMZ 내에서의 삶: 하이테크(최첨단), 그러나 엄격한(spartan)'이라는 제목으로 대성동마을 기사를 실었다.

연합뉴스

DMZ내 대성동마을 소개한 NYT 온라인판 기사
[NYT 기사 캡처=연합뉴스]



NYT는 최근 대성동마을에 구축된 5G 네크워크에 대해 대성동마을 거주 남성들에 대한 병역면제와 주민들에 대한 세제 혜택에 이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불리는 곳에서 삶을 개척하는 것에 대한 또 다른 '보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KT는 지난 6월 말 대성동마을에 DMZ 대성동 5G 빌리지를 개소한 바 있다.

NYT는 대성동마을이 한국의 하이테크 기량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매력적인 후보라면서 대성동마을의 5G 도입 이후 달라진 생활상도 전했다.

NYT는 대성동마을 주민인 70대 고모 할머니를 소개하며 5G 덕분에 남편이 아플 경우 휴대용 장비의 버튼만 누르면 마을 이장이나 주민센터에 응급 상황을 전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할머니는 "외지에 사는 자식들보다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5G가 도입되기 전에는 대성동마을 주민들은 농사용 양수기 가동을 위해 군인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1마일 거리의 유수지까지 직접 가야 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양수기를 가동할 수 있다. 주민들은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콩밭의 스프링클러도 조작할 수 있다.

또 대성동마을 여성들은 과거에는 요가 수업을 받고 싶어도 DMZ 내까지 들어올 외부 강사를 구하기 어려웠다면서 이제는 주민 센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요가 수업이 이뤄진다.

마을 내 유일한 학교인 대성초등학교 학생들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인터액티브 게임을 하고, 벽면에서 내려오는 가상의 목표물을 향해 가상의 공을 던지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

대성초등학교는 대성동마을에서 거주하는 7명과 문산에서 버스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포함해 총 35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연합뉴스

'KT ICT솔루션으로 수업해요'
(서울=연합뉴스) 황창규 KT 회장이 27일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마을에서 열린 'DMZ 대성동 5G 빌리지' 개소식에서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ICT(정보통신기술)솔루션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2019.6.27 [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NYT는 한편으로는 군사분계선에 접경한 대성동마을의 엄연한 '현실'도 소개했다.

대성동마을은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 선전 마을인 기정동 마을과 불과 800여m 떨어져 있다.

180여명의 주민, 46가구가 사는 대성동마을에는 여전히 야간 통금이 이뤄지고 있고, 매일 밤 집집이 인원을 점검하는 점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들에 일을 나갈 때는 늘 우리 군 병력의 보호를 받는다.

마을에는 하루에 4번 버스가 들어오고, 외부에서 음식을 주문해도 배달은 DMZ 남쪽의 군 초소까지만 이뤄진다.

NYT는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남북 최접경 마을인 대성동마을의 긴장 완화에도 일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남북합의로 상호 간 확성기를 통한 선전전도 중단됐다.

그러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속아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평화가 헌신적인 군에 의해 확보되는 장소"라고 엄중한 남북분단의 현실을 지적했다.

NYT는 대성동마을은 과거 남북대치가 첨예한 시절에는 북한 군인들에 의해 주민들이 납치되는 상황도 있었다면서 대성동마을은 지금도 1년에 두 번 소개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꽃을 전달했던 대성초등학교의 신모 군은 "무서웠지만 궁금하기도 했었다"면서 "그(김정은 위원장)를 만난 이후, 그에 대한 마음속 이미지가 아주 조금 개선됐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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