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나토 정상회의 참석해 언급…터키의 쿠르드민병대 공격도 비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뇌사에 빠져있다고 비판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터키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런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동에 앞서 "내 발언이 여러분들의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그 발언을 유지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마크롱은 지난달 초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사이의 협력과 미국의 리더십 부재, 터키의 예측 불가능성을 언급하며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져있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런던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의 이 발언을 두고 이날 "매우 모욕적이고 28개 나라(프랑스 제외한 나머지 나토 회원국)에 아주 아주 못된(very, very nasty)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마크롱은 터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자세를 이어갔다.
그는 "오늘날 공동의 적은 테러단체들인데, 나는 우리가 테러리즘에 대해 같은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터키가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서방 동맹국들에 협조해온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어 그는 "터키는 우리가 IS와 대항해 어깨를 맞대고 함께 싸운 세력을 상대로 싸우고 있으며 가끔은 IS의 대리자들과 협력한다"면서 "이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크롱은 NATO가 서방국가에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는 러시아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가 러시아와 전략적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눈을 크게 뜨고 (경계심을 갖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국제 테러리즘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 공통의 위협에 대해 나토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마크롱은 최근 러시아 포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우크라이나·이란·시리아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선 핵심 플레이어인 러시아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지난 8월 비아리츠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푸틴을 대통령 여름별장에 초청해 단독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자국의 대사급 외교관을 불러모은 자리에서는 러시아를 유럽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랑스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중단된 프랑스·러시아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지난 9월 5년 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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