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 투자해 개발키로 한 차세대 전투기 KF-X/IF-X 모형. 신도닷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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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의 방위산업(방산) 협력에 빠지지 않는 게 2026년 목표인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 개발 사업이다. “돈부터 내라” “팜오일로 준다더라”는 비난과 비아냥이 존재한다. 실제 전체 사업비의 20%(1조7,000억원)를 분담키로 한 인도네시아는 올 상반기 기준 3,01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분담금 축소, 현물 지급 등 재협상 요구도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수출해 수라바야 인도네시아 해군 2함대 내 국영 조선소에 진수된 디젤 잠수함 3번함. 현재 시운전 중이다. 수라바야=고찬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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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정을 잘 아는 방산 관계자들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소탐대실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쌓은 명성에 기대 우리 방산이 이만큼 온 것 아니냐” “솔직히 누가 우리나라 무기를 사주느냐”고 되묻는다. 당장의 손해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나라 방산 현실을 직시하며 잠재적 동맹을 만들고 향후 탄탄한 판로를 다져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수출해 현재 수라바야의 인도네시아 해군 2함대 내 국영조선소에 진수된 디젤 잠수함 3번함 내부에서 현지 관계자가 계기판들을 살펴보고 있다. 수라바야=고찬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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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방산 관계자는 “우리가 처음 만든 무기를 함께 개발하고 상생하는 나라는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의 성패에 따라 우리나라 4.5세대 전투기를 5세대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50년 뒤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잠수함 사업처럼 민ㆍ관ㆍ군이 똘똘 뭉쳐야 아세안 다른 국가로의 수출길이 열린다”고 했다. ‘방산 도시’ 경남 창원시의 중소 방산업체 대표는 “인도네시아 방산 협력의 쌍두마차인 잠수함과 전투기 사업이 잘 풀려야 후속 및 연관 수출로 이어지고 작은 업체들의 진출도 용이하다”고 기대했다.
2014년 현지에 도착한 한국산 전투기 T-50에 탑승하고 환호하는 당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오른쪽 두 번째) 인도네시아 대통령. KAI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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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한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자료)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펠러형 훈련기 KT-1과 제트 훈련기 T-50을, 우리가 만든 잠수함을 가장 먼저 사 준 나라이자 전투기 공동 개발을 위해 우리와 협력하는 최초의 국가다. 양국 정상이 25일 부산에서 방산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다는 소식은 그래서 반갑다.
수라바야=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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