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3당 교섭단체 대표간 회동이 있었지만 패스트트랙 처리와 관련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문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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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한 나경원 "민주당, 패스트트랙 불법 아니라고 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법안과 검찰 개혁법안을 놓고 원내 교섭단체간 회동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27일 3당 원내대표들은 이렇다 할 협상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다만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데이터 3법과 국회법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모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동 후 가장 먼저 나온 나 원내대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이)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며 자리를 떠났다.
오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놓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으로 협상폭이 좁아졌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오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단식중이시기 때문에 깊이 있는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들은 여전히 생각들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부의한 시간조차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된 것은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나. 최대한 합의처리할 수 있도록 저로서는 노력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합의되지 않으면 수정안을 제출해서 꼼수 야합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이 180일, 90일, 60일의 숙려기간동안 합의처리하려 노력하라는 거고, 합의되지 않으면 상정하라는 게 취지 아닌가"라며 "합의되지 않은 걸 또 수정해서 억지로 힘으로 밀어붙이면 의회민주주의는 오히려 거꾸로 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강경한 입장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 합의를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할 시간이지 않나. 황 대표께서 단식하고 있는 과정에서 한국당의 입장이 강경한 입장이 됐다"며 "이런 과정에서 유연한 방안을 모색하고 협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독려하고 있을 뿐이지,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 순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방위비 분담 협상때 방미 외교에서 다른 한 측면으로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로 했었는데, 나가는 날 아침부터 (황 대표가) 단식한다고 해서 비판을 자제하고 있었다. 가서 우리가 이야기해볼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그랬다)"며 "그런데 결국은 우리가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 원내대표가 조기 귀국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으로 한국당과 협상 여지가 더 좁아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와 나경원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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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가 혹시 더 협상 여지를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 때문에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며 "그런데 그것으로(단식) 인해서 협상 틀이 좁혀지고 합의 여지가 줄어들면 얼마나 답답하겠나. 시간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한국당과 협상에 나설 여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실질적인 이야기도 해봐야 할 시간들이다. 그런 점이 굉장히 아쉽다"며 거듭 황 대표의 단식을 '협상 국면 최대 난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게 잘못돼 버리면, 한국당이 입장이 강경해지면 협상이 풀어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보다는 절벽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면에 국민들은 그걸 기다리고 있지 않다. 국민들은 단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오히려 협상을 통해 그래도 정치가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한정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실질적인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저도 나 원내대표와 해보겠지만 이해찬 대표와 황 대표도 담판을 지을 수 있다. 통큰 양보와 대타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측에서 제안한 타협안과 관련한 물음에 그는 "전에는 의원님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식이 있기 전에는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꼭 생각했던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라며 "여건을 지금으로서는 황 대표가 단식을 푸는 데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에 양보할 가능성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그 문제를 (단식과) 연결시키면 출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연계시킬 문제가 처음부터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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