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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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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결렬’ 한미 방위비 협상, 2주 만에 재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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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美 워싱턴서 4차 회의 가능성
한국일보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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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이콧’으로 파행 끝에 결렬된 한미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협상이 2주가량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내달 초 미국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4차 회의를 여는 방향으로 양측이 현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이르면 내주 미 워싱턴에서 방위비 협상 4차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도 협상 일정과 관련, “다음 달에는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내달 첫째 주에 회의가 개최되면 18~19일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가 미국 대표단이 일찍 자리를 뜨면서 파행한 지 약 2주 만에 다시 양측이 마주앉는 것이다. 한미는 9월 말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연 뒤 미국(10월 하와이)과 한국(11월 서울)을 오가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회의를 열어 왔다.

조기 협상 재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연내 협상 타결은 미국의 목표다. 15일 발표된 한미 국방장관 간 연례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이례적으로 “제10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만료 이전에 제11차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점에 (두 국방장관이) 공감했다”는 내용을 넣었을 정도다. 지난해 SCM 공동성명(‘적기 타결’)보다 시기가 구체적으로 처리됐다. 10차 협정 유효 기간이 올해 말까지다. 마크 에스퍼 미 장관이 회의 당일 기자회견에서 “연말까지 한국 분담금이 늘어난 상태로 11차 SMA를 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측에 서두를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현재 공은 한국 측에 넘어와 있는 상태다. 19일 3차 회의에서 80분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뒤 기자회견을 자청한 제임스 드하트 미측 협상 대표가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려고 회의를 일찍 끝냈다”며 “한국 측의 새 제안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측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이끄는 한국 대표단은 SMA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 물가 상승률 수준의 ‘소폭 인상안’을 제시하는 한편, ‘방어’가 아니라 ‘주둔’ 비용의 분담이 SMA의 취지라는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상 진전의 관건은 미국의 타협 방안일 공산이 크다. 현재 미국은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49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량을 내년도 연간 분담금으로 부담하라고 한국에 요구한 상태다. 미 요구 금액에는 기존 SMA상 분담금 지출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 건설비 △군수 지원비 말고도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 지원비, 미군의 한반도 순환 배치 및 역외 훈련 비용 등까지 포함됐다고 한다. 이 요구는 한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조차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연내 타결이 쉽지 않은 분위기지만 이번에 이견을 어느 정도 좁힌다면 연내에 추가 회의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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