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단식` 비판에…황교안 "죽기 각오로 소명 다할 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정부 국정 쇄신을 내걸고 22일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쇄신론을 주장했던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황 대표의 농성장을 찾아갔다. 김 의원은 황 대표의 안부를 묻고서 "그런(당 해체·의원 일괄 불출마) 발표를 하면서 미리 상의드리지 못한 점을 양해해 달라"며 "우리 당이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충정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문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전원의 불출마와 당 해체를 촉구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청와대 앞 단식투쟁에 나서자 건강을 걱정하는 입장에서 김 의원이 황 대표를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며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23일 0시에 종료되는 것을 두고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두고도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느냐"며 "저는 두려운 것이 없다. 지켜야 할 가치를 잃은 삶은 죽음이기에, 죽어서 사는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적 쇄신과 보수 통합 등 현안과 관련해서도 "혁신도 통합도 믿어 달라. 모두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선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모아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다른 정당들의 비방에 강력히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정치 초등생의 투정" "황제단식·갑질단식" "생떼·민폐" 등으로 표현했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코미디"라고 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자격 없고 품격 없고 인격 없는 민주당 사람들하고 참 같이 정치하기 힘든 시대"라며 "여당 2중대 3중대인 야당 대표들(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의 단식투쟁 때 우리 한국당이 어떻게 했는지 한번 돌아보라"고 일갈했다.

다만 황 대표는 자신의 사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누군가는 저의 단식을 폄훼하고, 저의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저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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