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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여행] 오색 단풍 물든 땅끝…낙엽비 내린 가을 배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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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늦가을 여행

편백, 삼나무 아름다운 '봉래산'

바위가 꽃보다 아름다운 '마복산'

느긋한 힐링에는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

이데일리

하늘에서 본 봉래산 삼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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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늦가을 숲은 사색의 공간이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오색으로 물들고 있는 적막한 숲길에는 만추의 서정이 낙엽처럼 쌓여만 간다. 남도의 끝, 전남 고흥의 숲에는 낙엽비가 한창이다. 편백과 삼나무, 갈참나무와 졸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등이 감싸고 있는 고즈넉한 숲길은 온통 낙엽천지다. 여기에 기암 즐비한 다도해국립공원과 반도를 둘러싼 160개의 섬 무리, 팔영산으로 대표하는 경관 좋은 바위산을 갖춘 반도,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발사 기지인 나로우주센터까지…. 곳곳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해서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땅이다.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전 고흥 땅을 찾아 농익은 가을의 풍미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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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로도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본 고흥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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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삼나무숲이 아름다운 외나로도 ‘봉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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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산 삼나무 편백나무숲


외나로도의 봉래산은 아름드리 편백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무려 3만 그루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가 1.7㎞ 산책길에 빼곡히 서 있다. 대부분 수령이 100년 이상이다. 1920년대에 예내면 산림계원들이 당시 황폐했던 봉래산을 살리기 위해 심었다. 편백과 삼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은 잎 모양을 자세히 보는 것이다. 편백 잎은 부드럽지만, 삼나무 잎은 짧은 바늘 모양으로 날카롭다.

봉래산 편백 숲을 즐기는 방법은 ‘숲’을 보거나, ‘나무’를 보는 것이다. 숲을 보려면 산행을 선택해야 한다. 무선국~봉래산 정상~시름재로 이어지는 코스다. 나무를 보려면 무선국~시름재로 돌아가는 숲 탐방로 코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들머리인 무선중계소 주차장에서 봉래산 정상까지는 오르막 코스. 정상에서 시름재까지는 내리막 코스로 일반 산행과 다를 게 없다. 총 6.4km 남짓한 거리로, 보통 3~4시간 코스다. 주차장 왼편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바로 갈림길이다. 봉래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과 숲 탐방로 코스다. 숲을 보기 위해 정상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 20여 분간은 오르막이다.

오르막이 끝나면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북쪽으로 외나로도와 내나로도가 연결하는 연도교가, 남쪽으로는 나로우주센터가 내려다보인다. 그 뒤편은 예내저수지다. 약간의 굴곡이 있지만, 오르막내리막을 반복하며 정상까지 길은 이어진다. 곳곳에 전망대도 있어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시름재로 넘어가면 편백과 삼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예내저수지에서 봉래산 칠부 능선 군락까지 빼곡히 서 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다른 나무와 달리 일 년 내내 푸름을 유지한 채 곧게 뻗어 있다. 나무둥치 사이로 이어지는 숲길에서는 나무 향이 어찌나 짙은지 아찔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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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꽃보다 아름답다는 마복산 암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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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 모인 바위가 꽃보다 아름다운 ‘마복산’

금강산 만물상, 설악산 공룡능선, 가야산 석화성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바위가 꽃보다 아름다운 곳이라는 점이다. 고흥에도 바위가 꽃보다 아름다운 산이 있다. 표두면의 마복산(마북산·539m)이다. 기이한 바위가 갈라져 층을 이루며 수많은 암봉이 솟아 있어서다. 동네 뒷산처럼 느껴지는 평범한 산이지만, 산등성이에는 수많은 능선이 흘러내리고 그 능선마다 바위꽃이 활짝 피어 있다. 물개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은 탓에 ‘소개골산’(小皆骨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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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산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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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산은 말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그 산에 기암절경은 ‘고흥 8경’에 속한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남성리, 옥강리 일원에 걸쳐있다. 내산마을에서 출발해 마복사를 지나 산등성이에 이르면 올망졸망한 섬들과 해안선과 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복산이 지닌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다도해 전경이다. 남쪽 바다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산등성이에 올라 푸른 바다 위를 떠다니는 듯한 올망졸망한 섬들,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그 사이사이 들어앉은 포구를 바라보노라면 보는 이마저도 바다에 떠 있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마복산은 규모가 작아 산행하고자 찾기에는 아쉬운 산이다. 따라서 포두면 일대의 관광을 겸해 들어서는 것이 좋다. 포두면 일대의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다가 마음에 드는 포구 마을에서 오후 한나절을 보내는 좋으며, 해창만 방조제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따르다 보면 개펄과 포구, 남해의 풍광을 보는 코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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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편백치유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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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반식욕 등 느긋한 힐링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

영남면의 팔영산(608m) 편백 치유의 숲도 가볼 만하다. 팔영산은 성주봉을 중심으로 유영봉, 칠성봉 등 8개 봉우리가 솟아 있는 고흥 제1경이다.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암릉 종주 산행이 유명하고 날씨 좋은 날 정상에선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팔영산에도 편백 군락이 있다. 면적이 390여㏊로 국내 최대 규모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에 들어선 ‘편백 치유의 숲’이다. 수령 35년 이상의 편백이 울울창창하다. 치유의 숲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온도와 습도, 소리, 햇빛, 경치 등 산림의 환경요소가 쾌적함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어서다.

일반형과 특화형으로 나눠 들어선 치유센터에서는 족욕이나 반식욕은 물론 고흥 특산물인 유자나 석류 등을 넣은 탕에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2~8명까지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도 있어 숲속에서 종일 휴식을 누리고 싶은 방문객에게 알맞다. 또 숲에는 장수길, 무병길, 맨발길, 허브길 등 제각기 이름을 붙인 산책 코스가 있어 난이도나 컨디션에 따라 선택해 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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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편백치유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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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부터 고급까지 노르딕워킹 코스도 만들어놨다. 독일 뮌헨에 본부가 있는 ‘노르딕워킹 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제인증도 받은 길이다. 각 코스는 길이가 1.5~3㎞로 완주에 45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길 중간에 열량 소모량과 운동 효과 등을 자세히 알리는 안내판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다닐 수 있다. 노르딕워킹에 필요한 스틱도 대여해준다.

양쪽으로 편백이 도열한 숲길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걸어도 좋고 혼자 명상하며 걷기에도 좋다. 숲 곳곳에 설치된 평상에서 요가를 하는 사람도 가끔 눈에 띈다. 산책로와 연결된 산 중턱 전망대에 오르면 야트막한 산과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저수지, 너른 들판이 펼쳐진 남도의 경치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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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봉래산 삼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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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에서 내려선 뒤 벌교를 지나면 고흥이다.

△잠잘곳=거금도에 괜찮은 숙소들이 꽤 있다. 거금도 한옥민박은 바다를 마당으로 둔 운치 있는 한옥이다. 잔디마당 너머로 공룡알 해변을 앞에 두고 있는 하얀파도펜션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먹을곳= 삼치회를 차려내는 식당은 나로도항 일대에 모여 있다. 다도해식당이 이 일대에서 제법 알려진 곳. 이외에도 순천식당, 진미회관 등도 유명하다.

△여행팁= 고흥군은 올해 말 고흥~여수 연륙·연도교 개통을 계기로 삼아 2020년을 ‘고흥 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이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입장료 할인, 숙박비 지원, 경품 제공 이벤트 등을 계획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2028년 관광객 1천만명 목표 달성을 위한 관광객 유치 시스템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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