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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거의 마지막 온 것 같다”… 종료 전제 후속조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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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D―1]한일 막판 물밑협상… 여전히 평행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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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과 협의를 하는 중이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21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인 23일 0시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극적인 반전을 위해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수출 규제 조치 철회에 대한 일본의 약속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 외에는 답이 없다고 보고 후속 조치 마련에도 착수했다.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이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 靑 “거의 마지막까지 온 것 같다. 살얼음 걷는 듯”

강 수석은 이날 지소미아 파기 반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황 대표에게 “지소미아는 국익과 관련된 문제이고, 마지막까지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 관계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종료 시한 하루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이번 주초부터 외교 라인 협상팀이 일본과 담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팀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파기를 맞바꾸는 방안을 놓고 일본과 조율 중”이라며 “최종 협상안을 던진 만큼 사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의지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의 원인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7월 이후 한일 양국이 각각 단행한 조치들을 철회하자는 것이다. 이는 6월 미국이 제안했던 ‘현상동결 협정(standstill agreement)’의 연장선이다.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일본으로 급파될 가능성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는 형식이 내용을 이끄는 것”이라며 “데드라인 전까지 한일 간 여러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 하루 전까지 수출 규제 철회에 대한 의지 표명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수석은 “(협상이) 살얼음판을 걷듯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며 “거의 마지막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2일 오후까지 일본의 대답이 없으면 지소미아 종료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여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지만 일본과의 협상 성과가 없으면 별도의 NSC를 열지 않고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소식통은 “각 부처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격론이 벌어졌던 8월 NSC와는 달리 이날 회의엔 지소미아 종료와 연장에 대한 관계 부처 의견이 사전에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지소미아 종료 전제로 후속 조치 검토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이후 미국과 일본의 조치, 다시 말해 ‘포스트 지소미아’를 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파기되더라도 한미 간 정보 공유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점검하고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맞대응 조치를 꺼내 들 경우까지 상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일본의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철회하기 어렵다”는 뜻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문 대통령도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이던 4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의 원인은 일본에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 파기를 원하지 않는 미국에 “일본을 설득하라”는 메시지를 거듭 전한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접견한 뒤 미국 인사들이 도쿄로 향해 교섭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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