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서 "그날로 돌아간다면 마시던 술잔 내려놓고 싶다"
일본팬 수십명 몰려 최후진술에 함께 눈물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강지환씨(본명 조태규)가 7월1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9.7.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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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배우 강지환씨(42·본명 조태규)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 시설에 5년 간 취업제한을 명령해 줄 것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진행된 이날 조씨의 결심공판은 오후 4시 제 3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는 조씨를 보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수십명의 팬들도 자리를 메웠다.
검찰 구형에 앞서, 이날 조씨로부터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여성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다만, 김씨에 대한 사생활 보호와 2차 피해 우려 등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씨의 신문과 조씨에 대한 검찰 구형 이후로 변호인 측은 '조씨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해 시인한다'는 취지로 최후변론을 시작했다.
변호인 측은 "조씨는 스스로 자초한 일로써 누구를 탓할 수 없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여성에 대해 죄송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며 "조씨가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이 시간을 지우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가 어떤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이같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결코 진실이 아님을 제출된 증거기록 등을 통해 재판부가 판단해달라"며 "피해자 측 국선변호사를 통해 피해여성 2명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렸고 합의까지 했으며 앞으로도 피해자들 물론이거니와 팬들에게 가슴깊이 속죄하며 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씨(본명 조태규)가 7월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19.7.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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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최후진술에서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심경을 밝혔다.
조씨는 "사건발생 전날 만해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카메라 앞에서 촬영을 했다. 그 자리에 서기 위해 20년이라는 시간을 들였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힘들게 오른 자리인 만큼 아주 오랜 시간동안 이 자리에 있고 싶다. 시상식에서 그동안 고마움을 준 사람에게도 감사하는 말도 해보고 싶다"며 "더 늦기전에 예쁜 가정도 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스스로 모든 걸 망쳤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내 한 순간의 큰 실수가 모든 분들에게 고통을 안긴 사실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만약에 잠깐이라도 좋으니 그날로 시간이 돌아간다면 제발 그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고 싶다. 그 술로 제 삶을 잃고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부분에 대해 제가 그 잔 좀 내려놓으라고 꼭 나한테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최후진술 내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수십명의 일본팬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7월9일 오후 10시50분께 경기 광주시 오포읍 소재 자신의 집에서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한 명을 성폭행하고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에 대한 선고는 12월5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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