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돌파용' 논란…총선기획단 "현역 의원 절반 이상 물갈이"
'갑질 단식'에 '영양제 단식' 논란도…黃측 "연일 강행군으로 피로누적"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 이틀째인 21일에도 당 안팎에서는 '단식 카드'를 꺼내든 진의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황 대표는 전날 단식을 시작하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리더십 위기, 분출하는 쇄신 요구를 돌파하기 위한 '대내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황 대표는 단식에 나서면서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며 "국민의 눈높이 이상으로 처절하게 혁신하겠다"며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그었다.
나아가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현역 의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역 의원 중 3분의 1 이상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공천하겠다는 의미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당내 혁신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띤다고 본다"며 "문제는 고육지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당 안팎에서 제기된 강도 높은 인적 혁신 요구에도 분명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당내 역학 구도도 황 대표의 단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황 대표가 '나경원 견제용'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놓고 원칙론을 고수하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간 기류가 최근 들어 더 심상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나 원내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던 상황에서 본회의 통과 이후의 책임론과 역할론이 부담스러워 단식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구나 막판 진통 끝에 여야 원내대표 간 주고받기식 협상이 극적으로 이뤄진다면 황 대표의 존재감은 더욱더 옅어질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간 패스트트랙 여야 협상이나 전략에 대한 의견 교환이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막판 전략을 마련했다고는 들었지만 전략상 당내에 공유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의 단식을 놓고 '갑질 단식', '영양제 단식' 논란도 일었다.
황 대표가 최근 죽을 먹고 영양제 주사를 맞으며 단식을 준비해왔고, 사무처 당직자들을 하루 12시간씩 '4인 1조 2교대'로 조를 짜 단식 농성장에 대기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단식 농성장 대기조에는 임산부 3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사무처에 내려진 '단식투쟁 관련 근무수칙'에 따르면 당직자들은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농성을 이어가는 황 대표 옆에서 30분마다 한 차례 이상 황 대표의 건강 및 천막 상태를 점검하고 거동이 수상한 사람의 단식 천막 접근을 막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를 두고 '과거 김성태 원내대표와 한국당 전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 때는 없었던 일로, 지나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왔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한국당이 웰빙단식에 이어 '황제단식', '갑질단식'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 가지 '비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영양제 단식' 논란과 관련해 김도읍 비서실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황 대표가 연일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돼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라며 "여당이 오죽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었으면 제1야당 대표가 곡기를 끊었겠느냐"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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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전날 단식을 시작하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리더십 위기, 분출하는 쇄신 요구를 돌파하기 위한 '대내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
황 대표는 단식에 나서면서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며 "국민의 눈높이 이상으로 처절하게 혁신하겠다"며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그었다.
나아가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현역 의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역 의원 중 3분의 1 이상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공천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날 총선기획단 발표에 이은 구체적 쇄신안에 따라 단식에 대한 당내 평가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 말대로 '처절한 혁신'을 동반한다면 당내 반발을 누르며 단식 투쟁 동력은 강화할 전망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당내 혁신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띤다고 본다"며 "문제는 고육지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당 안팎에서 제기된 강도 높은 인적 혁신 요구에도 분명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당내 역학 구도도 황 대표의 단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황 대표가 '나경원 견제용'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놓고 원칙론을 고수하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간 기류가 최근 들어 더 심상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그동안 투톱의 역할 분담상 여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협상을 도맡아온 것은 나 원내대표였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나 원내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던 상황에서 본회의 통과 이후의 책임론과 역할론이 부담스러워 단식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구나 막판 진통 끝에 여야 원내대표 간 주고받기식 협상이 극적으로 이뤄진다면 황 대표의 존재감은 더욱더 옅어질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간 패스트트랙 여야 협상이나 전략에 대한 의견 교환이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막판 전략을 마련했다고는 들었지만 전략상 당내에 공유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추운 아침, 단식하는 황교안 대표 |
한편 황 대표의 단식을 놓고 '갑질 단식', '영양제 단식' 논란도 일었다.
황 대표가 최근 죽을 먹고 영양제 주사를 맞으며 단식을 준비해왔고, 사무처 당직자들을 하루 12시간씩 '4인 1조 2교대'로 조를 짜 단식 농성장에 대기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단식 농성장 대기조에는 임산부 3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사무처에 내려진 '단식투쟁 관련 근무수칙'에 따르면 당직자들은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농성을 이어가는 황 대표 옆에서 30분마다 한 차례 이상 황 대표의 건강 및 천막 상태를 점검하고 거동이 수상한 사람의 단식 천막 접근을 막는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황 대표 기상 시간인 오전 3시 30분께 근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두고 '과거 김성태 원내대표와 한국당 전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 때는 없었던 일로, 지나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왔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한국당이 웰빙단식에 이어 '황제단식', '갑질단식'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 가지 '비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영양제 단식' 논란과 관련해 김도읍 비서실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황 대표가 연일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돼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라며 "여당이 오죽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었으면 제1야당 대표가 곡기를 끊었겠느냐"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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