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 첫차부터 파업 영향 받아
배차간격 벌어지고 열차는 지연돼 시민 불편
낮·퇴근 시간엔 운행률 더 줄어 '퇴근길 걱정'
시민들이 철도파업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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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퇴근길이 더 걱정이에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돌입 이틀째인 21일, 이른 아침부터 수도권 전철을 비롯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민들이 크고 작은 불편을 겪었다. 총파업이 지난 20일 오전 9시에 시작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출근시간대 영향을 끼친 첫날이기도 했다.
코레일 측이 출근 시간 대 광역전철 운행률을 끌어올린 덕분에 이른바 출근 대란 수준의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용객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배차 간격’은 벌어지고 열차는 ‘지연’…일찍 출근길 나선 시민
철도노조 파업으로 이날 오전부터 KTX, 새마을호 등 일반 열차와 수도권 광역전철 운행이 감축되면서 출근길은 혼잡을 빚었다. 특히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1·3·4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은 평소보다 배차 간격이 더 벌어지고 열차가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코레일 측은 열차와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출근 시간에 92.5%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일부 이용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기자가 찾은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역사엔 철도파업으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있다는 게시물이 곳곳에 붙어 있었고, ‘일부 전동열차 운행이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하고 있다’는 내용 방송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평소 평일 오전 7~8시 사이 노량진역에서 용산역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는 57대에 달했으나 이날 게시된 ‘임시 시간표’에 따르면 같은 시간 운행하는 열차는 31대에 불과했다.
시민들은 지하철 지연 운행 등에 대비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회사원 장모(31)씨는 “철도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집에서 20분 정도 일찍 나섰다”며 “열차가 4~5분 간격으로 들어와 크게 늦을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든 탓에 노량진역에 도착한 열차에 이미 승객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 승강장에서 열차를 타지 못하고 난처해하는 이용객들도 있었다.
더욱이 실제 열차 운행이 지연되며 임시 시간표와 차이가 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실제 임시 시간표에 따르면 오전 8시 52분에 들어와야 할 소요산행 열차는 7분 뒤인 8시 59분에서야 들어왔다. 일부 시민들은 임시 시간표와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일정을 확인했다. 한편 박인수(78)씨는 A4용지에 출력된 임시 시간표를 두고 “이렇게 작은 종이에다가 적어놓으면 눈이 안 좋은 노인들은 보이지도 않는다”고 성토했다.
철도파업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임시 열차 시간표가 게시돼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
◇낮·퇴근 시간엔 열차 운행 더 줄어들어…퇴근길 걱정
낮 시간대와 퇴근 시간대엔 더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근 시간 90% 이상이었던 열차 운행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전체 평균 82% 운행률로 운행한다. 이에 따라 지하철 1호선의 경우 낮 시간대 한 시간 사이 6~9대 열차만 지나가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코레일은 퇴근 시간대엔 운행률 84.2%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오후 퇴근길에서 혼란을 겪었던 시민 사이에선 벌써 퇴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인근 직장을 다니는 김영광(27)씨는 “전날 퇴근길에 열차로 사람들이 가득 차 열차를 그냥 보내기도 했다”며 “역사에선 ‘계속 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무리해서 타지 말고 다음 열차를 이용하라’고 말했지만, 다음 열차를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 억지로 끼여서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22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가는 KTX는 대부분 매진된 상태여서 이번 주말 대입 수시 전형을 치르기 위해 각 대학을 오가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이에 따른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의 발인 철도파업이 안타깝다”며 “지금은 전국 각 대학의 시험과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국가 대소사로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라면서 철도노조의 파업에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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