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피해 주주들, 이재용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변호인단, 25일부터 참여 주주 모집…삼성물산 등 대상

"한국 자본시장 최초 개인주주들 불공정 합병피해 소송"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주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2019.11.21/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피해를 본 삼성물산 주주들이 모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통합 ㈜삼성물산 등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참여연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주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구)삼성물산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던 주주 중 삼성그룹 등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할 주주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원고 자격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결의한 이후 신주가 발행된 시점인 2015년 9월1일 기준으로 (구)삼성물산의 주식을 소유했던 주주 본인이다. 보통주 및 우선주 여부나 합병 결의 찬반 의사표시 여부, 현재 주식 보유 여부는 상관없다는 게 참여연대 측의 설명이다.

피고는 Δ통합 ㈜삼성물산 Δ합병으로 이익을 얻은 이재용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 Δ합병에 찬성한 (구)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이사·감사위원 등 Δ회계조작에 관여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법인 및 대표이사 Δ회계조작에 관여한 안진 회계법인, 삼정 회계법인 등이다.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피고 선정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정도를 걷지 않았다"며 "첫 번째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직접 사들이지 않고 삼성전자의 2대 주주를 장악하려던 것이고, 두 번째는 2대 주주였던 삼성물산의 주식도 직접 사들이지 않고 제일모직과 합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모직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삼바 회계사기를 단행했고, 삼성물산과 합병 때는 비율에 대해 로비를 했다"며 "때문에 합병 비율이나 회계사기 등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피고로 선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주주 손해배상 청구 대리인단(대리인단)의 이동구 변호사(법무법인 참)는 "이번 소송은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최초로 개인 주주들이 불공정한 회사 합병으로 인해 입은 손해에 대해 해당 회사뿐만 아니라 합병으로 이익을 얻은 총수일가와 이사·감사위원, 회계법인에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은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국정농단 사건에서 재벌도 정경유착의 범죄임이 확인됐다"며 "통상 이런 판결이 나온다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 부회장이 불공정하게 합병을 해 피해를 본 삼성물산 주주들에 대해 피해 보상 합의 절차가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측에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이 부회장이나 삼성물산은 피해 보상에 대한 행보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방치하게 되면 결국 자본시장이 위축되고 경제 전체적으로도 투자가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불공정한 회사 합병의 피해자인 주주들의 손해를 환수해 경제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며 "향후 이사들의 총수일가를 위한 거수기 이사회 등 관행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소송 서류 접수는 오는 25일 오전 9시부터 법무법인 지향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소송 접수 기간은 따로 없으며, (구)삼성물산 주식 수가 최소 1만주 이상 넘어가게 되면 최초 1차 소장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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