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인헌고 정치편향 교육 아니지만…조금 더 섬세했어야"

[머니투데이 조해람 기자, 오세중 기자] [문제제기 학생들에겐 "남다른 감수성 주목" 격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사진=홍봉진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인헌고등학교의 '정치 편향교육' 논란에 대해 교육계의 책임을 인정했다. 교원단체들과 힘을 모아 사회 현안 교육에 대한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21일 "인헌고 특별장학 결과 지속적·반복적·강압적으로 이뤄지는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 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로서 젊은 학생세대의 발언에 대해 지도적 발언을 할 때 더욱 섬세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 일부 학생들이 주장한 '정치사상 주입 교육' 논란에 대해 특별장학을 벌인 결과 "정치편향 교육이라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인헌고는 주의·경고 등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도 받지 않는다.

조 교육감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촛불혁명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과 교육자의 영향력, 책임감에 대해 성찰해야 할 점이 있다"며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한 것이 젊은 세대에게는 '설명받아야 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의견을 갖는 학생을 개방된 토론 공간으로 나오도록 지도하지 않은 것도 교사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시교육청도 다양한 사회현안이나 갈등적 사안에 대해 명확한 규범과 규칙을 만들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반성했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을 향한 격려도 이어졌다. 조 교육감은 "남다른 감수성으로 교사와 다른 시각과 생각을 지니고 행동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며 "기존의 지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은 오히려 과거의 지식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단 "학생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의견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비춰 동등하게 비판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육감은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성찰적 계기로 삼아 다양한 교원단체와 함께 TF를 구성, 사회 현안 교육에 대한 규범과 규칙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해람 기자 doit92@mt.co.kr, 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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