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논의 500명 감축보다 나은 결과…"중소기업 배정 확대"
'부실복무 적발 시 5배 복무 연장·박사학위 의무화' 제도개선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9.11.14/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종=뉴스1) 최소망 기자 = "이공계 대체복무제도인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 향상과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에 많은 기여를 했고 시급성이 요구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 최상의 방안을 발표하겠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연 제도 감축은 국내 과학기술 '두뇌 유출'과 직결될 것이라며 밝힌 말이다.
이후 사흘 뒤 공개된 전문연 제도 개선 방안은 최기영 장관이 언급한 것 처럼 '최상의 방안'일까.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제9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전문연 제도 개선안 등을 담은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안'이 심의‧확정됐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정부는 석사 전문연구요원을 현행 1500명에서 1200명으로 감축한다.
앞서 전문연 인력 연간 1500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명이 축소될 것이라는 안이 검토됐다. 최종적으로는 2026년까지 해마다 60명씩 줄여 총 300명만을 감축해 1200명 수준을 유지한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인재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으로 유입되는 인력은 오히려 '확대'된다.'인구절벽'에 따른 초유의 병력 부족 사태가 예상됨에도 과학기술분야 특수성을 인정해 감축규모를 최소화한 것이다.
우선 현행 지원 규모를 살펴보면 전문연구요원 중 박사과정생은 1000명, 석사과정생은 500명으로 총 1500명이다. 전문연구요원은 1973년부터 시행됐으며,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활용을 목적으로 박사과정 수료자와 석사학위 취득자들이 개인연구나 병역지정업체에서 3년간 연구개발(R&D) 업무에 충실하며 대체복무하는 제도다.
박사과정 전문연은 현 지원규모 1000명을 유지한다. 다만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연구과정이 병역의무 이행으로 간주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박사학위 취득을 의무화했다. 또 이들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복무기간으로 인정되는 학위 취득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나머지 1년은 의무적으로 중소‧중견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부설연구소 등에서 복무하게 한다.
연간 1000명의 연구인력이 기업 등 연구 현장에서 수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 제도는 현장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 오는 2023년 편입자부터 적용한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지난 19일 세종청사에서 사전브리핑을 통해 "소재 부품‧장비 분야 지원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고급 이공계 연구인력 양성이 전 국가적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를 반영해 현 지원규모인 1000명을 유지하고 공익에 기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관계부처 간 협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박사과정생의 복무관리를 하루 8시간씩이 아니라 주 40시간씩으로 적용한다. 그간 연구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기업과 일률적으로 적용해왔던 복무시간을 개선하는 것이다. 다만 무단결근·지각·조퇴 등 부실복무가 적발될 때 위반 기간의 5배수 복무를 연장하기도 한다.
석사급 전문연은 현재 1500명을 2026년까지 300명을 줄여 1200명으로 한다. 그러나 중소‧중견 기업에 배정되는 전문연 수는 오히려 확대된다. 올해 기준 석사급 전문연이 1062명이지만 2020년 1200명으로 늘린다. 반대로 출연연이나 대학연구소에서의 전문연 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비교적 충원이 용이한 기관들이라 기존 연구 역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지금까지 중소‧중견기업에서 복무 중인 전문연구요원은 복무 후 1년 6개월이 지나면 대기업으로 전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폐지해 중소기업 연구 인력이 조기에 유출되는 문제를 막는다. 특히 전문연을 국가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로 국가 전략 산업 분야를 고려해 인원을 배정하고 최근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취약점과 중요성이 부각된 소재·부품·장비 관련 분야로의 배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구혁채 국장은 "해마다 전문연 운영 실태를 분석해 다음해 병역지정업체 선정이나 인원 배정에 반영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전문연 제도가 국가에 기여하는 제도임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철저히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omangchoi@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