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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레이더P] 우연일까 의도적일까, 카메라에 들킨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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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송환, 보수통합 내부 균열 등. 최근 정치권 인사들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돼 그 내용이 논란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과거부터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되면 실수라고 해명하지만, 의도적 행동이라는 ‘추정'도 꾸준히 있었다. 우연이거나 의도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 언론 카메라에 담겼던 정치권 문자메시지를 정리했다.


1. "정·원·남에게 협조 요청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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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MB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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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권 관련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메시지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반납할지, 일부 세력이 행사할지에 대한 투쟁이 시작됐다',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에게 협조 요청을 해야 된다', '대표님은 큰 명분만 얘기하시면 게임은 유리해진다' 등 비박계의 공천 경쟁 전략을 담고 있었다.

당시 20대 총선 공천권을 두고 당·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에 민감한 내용의 메시지를 기자들 틈에서 봤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노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매일경제

2016년 11월 11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있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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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포착됐다. 11월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9월에 보낸 "비서소리 이제 그만하시죠. 부족한 제가 자꾸 인내의 한계를 넘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는) 당대표가 아니라 대통령 비서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문자에 박 전 위원장은 "그러니까 잘 해. 이해하고, 알았어요"라고 답했고, 이 대표는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이라고 회신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위원장은 "다른 문자를 확인하다 사진이 찍혔다"고 해명했지만, 김진태 전 새누리당 의원은 두 달 전 주고받은 문자를 갑자기 확인했다는 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각도, 한 화면에 담기는 작은 글씨체 등을 지적하며 '의도적' 노출 이라고 주장했다.


3. "분노 조절 안 되는 사람"

지난 9월 1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는 문자가 공개됐다. 해당 문자는 "이해찬이 대표될 때부터 분노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라 이한구처럼 공천 파동을 염려했는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천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송 의원이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던 중 카메라에 잡혔다.

문자에는 "민주정치에서 결격사유가 있거나 물의를 일으켜 해당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무슨 권리로 불출마를 강제할 수 있습니까"라며 "3선 이상이 너무 많고 386세대를 언론에 흘리는 걸 보니 이해찬이 명분을 만들어 감정을 앞세울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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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 "회의 도중 잠시 메시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극적인 메시지가 사진에 찍혀 기사화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논란이 된 메시지는 저의 의견도 아니고 그런 생각을 가진 어느 분이 보내주신 내용의 일부일 뿐"이라고 밝혔다.


4. "너와 가까운 직원들 알려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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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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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딸에게 '국정감사 때 가까운 해외공관 직원들을 알려주면 내가 가서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9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 의원은 딸에게 '내가 이번 국감은 구주반에 속해 프랑스, OECD, 벨기에, EU, 모로코, 이집트, 이탈리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트빌리시 분관) 공관에 갈 예정이다. 혹시 너와 가까운 직원들 있으면 알려주고 내가 가서 도와줄'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언론은 이를 포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천정배 의원 측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는 하급 공무원의 고충을 듣기 위해 (딸에게 지인을) 소개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5. "북한 주민 송환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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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1월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주민을 이날 15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다는 모 언론사가 촬영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폰 문자 사진을 모니터에 게시하며 질의하는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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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북한 주민 송환 사안도 언론의 문자메시지 포착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직원이 "단결 ○○ 중령입니다.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 예정입니다"라고 적힌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7일 오전 공개됐고, 통일부는 오후 1시 반경 관련 브리핑을 4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당초 (오후 3시) 송환 이후에 발표할 계획이었다"며 "관련 보도가 나와 갑작스레 브리핑을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6. "월권적 발언 자꾸 드려 죄송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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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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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당내 보수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을 내정한 것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문자메시지 를 통해 드러났다. 권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세미나에서 전날 황 대표에게 보낸 이같은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권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대표님, 자꾸 월권적인 발언을 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라며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문자로 '보수통합'을 두고 한국당 내부에서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권 의원은 황 대표에게 '막말'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문자메시지로 "총선 국면이 될수록 품격 없는 발언이 속출될 우려가 큽니다"라며 "김재원 의원의 이해찬 2년 내 사망 발언이 그 예입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서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윤리위 회부를 제안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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