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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겨울왕국 굿즈, 20대한테도 통한다”...영화 굿즈 매출, 5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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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영화 겨울왕국2 개봉 전부터 기획상품(굿즈)을 구매하는데 분주했다. 아이와 함께 매장을 찾은 엄마, 자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방문한 아빠, 20대 직장인 등이 바구니에 겨울왕국 굿즈를 한가득 담았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 씨네샵 풍경이다.

CGV의 영화 굿즈 매장 씨네샵은 이날 겨울왕국2 개봉을 앞두고 굿즈를 1차 공개했다. 눈사람 캐릭터인 올라프 주머니(파우치), 아이팟 케이스 등 젊은층을 노린 상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겨울왕국 주인공인 ‘엘사’의 얼굴을 담은 필통·우산·여행용 가방까지 크고 작은 제품도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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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용산 CGV 안에 있는 씨네샵. 대학생, 직장인들이 겨울왕국 굿즈를 구경하고 있다./ 안소영 기자



이날 매장에서는 겨울왕국 굿즈를 구매하는 20대 여성들도 볼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대학생 박세은(22)씨는 이날 휴대전화 뒷면에 붙일 수 있는 그립톡과 휴대전화 케이스를 구매했다. 그는 "영화 굿즈는 매일 들고 다니면서도 영화의 감동을 떠올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지우(26)씨도 "영화 굿즈는 소량생산해 한정판을 수집하는 기분을 준다"며 나중에 못살까봐 미리 사러 왔다"고 했다.

이런 풍경은 인기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펼쳐진다. 올해 1월 말 출시됐던 위니 더 푸우 보관함도 1·2차 수량이 모두 동났다. 해리포터·신비한동물사전의 여권케이스는 중고나라까지 등장했다. 굿즈 인기에 씨네샵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신장했고, 올해 매출 증가율도 6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 제품 수도 급증했다. 현재 전국 19개 극장에 있는 씨네샵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 수는 2017년 재개장 당시(700개)의 3배인 2000개다. 디즈니·픽사·마블·워너브라더스 등 유명제작사와 공식라이선스를 맺고, 상품 기획·디자인·제작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 자체브랜드(PB)상품을 개발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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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CJ CGV 씨네샵 파트 부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 씨네샵에서 겨울왕국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안소영 기자



CGV는 이같은 현상이 젊은 여성 고객을 위한 ‘맞춤 굿즈’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씨네샵 소비자의 71%는 20~30대 여성이었다. 그렇다면 젊은 여성 소비자를 끌어당긴 비결이 뭘까. 김나연 CJ CGV 씨네샵 파트 부장과 19일 서울 용산구 CJ CGV 본사에서 만나 영화 굿즈의 매력을 들어봤다.

-CGV 씨네샵이 영화 굿즈를 판매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씨네샵은 2011년 처음 시작했을 때 영화 포스터·DVD 등 기존에 있던 영화 제품들을 소싱해 판매했었다. 2015년에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캐릭터 케이스, 에코백, 음료컵 10만개를 판매했는데 기대보다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 가능성을 보고 2017년 CGV 용산아이파크몰 리뉴얼 오픈시 씨네샵을 전용매장(플래그십 스토어)으로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자체제작 굿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영화 굿즈가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가 뭘까

"굿즈 상품은 과거에 해리포터 같은 해외 유명 스튜디어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완구 상품 위주였다. 어른들도 ‘덕질’을 하고 싶은데 살만한 제품이나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씨네샵은 실용적이지만 예쁜 생활용품이나 소장용품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요즘 소셜미디어(SNS) 열풍도 한몫한다. 영화를 관람했다고 인증하기도 좋고, 한정판 상품을 자랑하기도 좋다. ‘한정판’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당일에 영화를 보지 않고, 씨네샵만 이용하는 고객들도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유통업체들도 영화 제작사와 협업 상품을 많이 출시하는 것 같다. GU, 스파오, 로엠걸즈 등 패션업체와 다이소, G마켓 등도 겨울왕국 제품을 출시했는데 타격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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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샵은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영화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왼쪽은 올라프 파우치와 올라프 컵, 텀블러. 오른쪽은 마우스와 그립톡./ CJ CG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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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즈 시장이 커지고 있고, 트렌드를 같이 이끌 수 있어 긍정적이다. 2년 전만 해도 소수 팬들만 영화 굿즈를 찾았고, 영화가 개봉한 뒤 한참 뒤에야 관련 제품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 개봉과 함께 다양한 영화 굿즈가 출시되는 등 대중화됐다.

씨네샵만의 차별점은 영화를 보고난 뒤 감동을 간직한 채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음료·의류업체보다 상품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의류부터 전자제품, 문구류, 엽서까지, 디즈니부터 워너브라더스까지 모두 한곳에서 만날 수 있어서 호응이 좋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안 좋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해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수입해서 가져올 경우, 유통과정이 많아서 가격이 더욱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자체제작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 씨네샵에는 1000원대 상품부터 10만원대 상품까지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이 1~2만원 선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굿즈를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나. 제작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뭘까.

"영화 굿즈는 개봉 2~6개월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다. 보통 3개월 전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파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공개된다. 직전에 알려질 경우 발 빠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유통업체는 1년 전부터 기획하는데, 그렇게 되면 인기 요소나 트렌드를 반영하기가 힘들다.

유명한 제작사와 함께 굿즈를 만드는 경우, 본사는 물론 원작자 확인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영화와 브랜드 세계관을 저해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까다롭다. 캐릭터별 크기를 정해준다거나 담배·술 등과 연관된 상품은 못 만들게 하기도 한다. 굿즈의 제작을 맡는 공장 근무자들을 확인하는 일도 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할 계획인가.

"앞으로는 상품 타깃 연령층과 상품군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어벤져스:엔드게임’ 개봉에 맞춰 미니 선풍기·소형 공기청정기, 에어팟 케이스, 오프너 등을 선보였는데 남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겨울왕국 상품은 20대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 고객들을 모으는 데 주력했다.

당장 개봉하지 않지만, 추억 속 영화와 관련된 굿즈도 준비할 예정이다. 지난해 영화 개봉과 관련 없이 토이스토리 굿즈를 선보였는데 영화 개봉 기획전보다 매출이 1.5배 높았다. 올해 영화 개봉과 별개로 진행된 해리포터도 해덕(해리포터 덕후)들을 모으며, 일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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