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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가벼운 학교폭력, 학생부에 적지 않고 ‘교육적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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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내년 3월부터 시행

가해학생 낙인찍기→반성기회…1회까지만 허용키로

피해학생 동의 시 학폭위 안가고 교장 자체해결 도입

이데일리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지난 1월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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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내년 3월 신학기부터는 가벼운 학교폭력을 저지른 경우 1회에 한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유보할 수 있게 된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찍기보다는 교육적 해결에 방점을 둔 조치다. 하지만 재학 중 또 다시 폭력행위를 저질렀을 땐 이전 유보된 사안까지 함께 기재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학교폭력 예방·대책에 관한 법률 등 4개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교육부가 1월 말 발표한 학교폭력 대응절차 개선방안과 지난 8월 법률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지금까지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토록 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조치가 가해학생이 반성할 기회를 차단하고 학생 간 관계회복을 막는다고 판단, 가벼운 학교폭력에 한해 학생부 기재를 유보토록 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폭력 경중에 따라 서면사과(1호)부터 퇴학처분(9호)까지 가해학생 처분이 가능하다. 학생부 기재 유보는 1호(서면사과)부터 3호(교내봉사)까지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을 때만 가능하다.

대신 서면사과나 접촉·협박·보복금지, 교내봉사 등 가해학생이 필요 조치를 이행했을 때만 학생부 기재를 유보할 수 있다. 2회 이상 학교폭력을 저지른 경우에는 조치사항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이전 사안을 포함, 학생부 기재를 감수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학 중 추가적인 학교폭력 가해행위로 조치 받으면 이전에 기재 유보된 사안까지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학교폭력을 학교장 재량으로 교내에서 자체 해결방안도 담았다. 지금까지는 사소한 학교폭력이라도 반드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사안을 처리토록 해 왔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이런 규정이 학교의 교육적 해결노력을 차단한다고 비판해왔다.

개정안은 이런 비판을 받아들여 학교 자체 해결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학교폭력 사안을 은폐·축소할 우려가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피해 학생·학부모가 모두 학폭위 개최를 원하지 않으면서 △2주 미만의 신체·정신적 피해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복구된 경우 △지속적 사안이 아닌 경우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반면 조사 과정에서 추가 사실이 드러나거나 금전갈취 등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을 땐 학폭위를 열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별로 설치된 학폭위 업무는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다. 학폭위 위원은 교육지원청 수장인 교육장이 위촉할 수 있으며 학폭위 내 복수의 소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교육지원청에 몰리게 될 학폭 업무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소위에는 5~10명의 위원이 참여하며 학부모 위원을 3분의 1이상 포함토록 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과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학교폭력 은폐·축소를 시도하는 교육공무원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하기 위해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사안을 고의적으로 축소·은폐하는 경우 기존 공무원 징계양정 규칙에서 정한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징계를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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