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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韓 스타트업 키운다던 와디즈, 알고보니 중국 제품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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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중국산 제품 잇따라

소비자 "와디즈가 중국산 제품 유입 방치, 불매해야" 반발

와디즈 "일부 개선 제품 심사 강화 및 펀딩 시 고지 방침"

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노컷뉴스

와디즈 홈피 캡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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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 대한 소비자(투자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들에게 소비자(투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지원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와디즈는 인터넷 플랫폼을 만들어 소비자(투자자)와 스타트업을 연결해 주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며, 소비자는 보통 자금 지원 뒤 '리워드' 형태로 제품을 받게 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제도 금융권의 높은 벽에 비해 수월하게 자금을 모아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유통 판로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와디즈는 지난해 기준 한달 평균 신규 프로젝트가 150~200건, 펀딩 규모는 40~50억원, 사이트 순방문자도 120만명에 이르면서 분기별로 50~10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와디즈가 스타트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이미 팔리고 있는 저가 제품을 마치 국내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것처럼 포장해 비싸게 파는 사기 판매 행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능성 칫솔이다. 초미세 칫솔모를 내세운 기능성 칫솔 프로젝트에 이달 들어 수천명의 소비자가 몰리면서 며칠만에 1억원이 넘게 모아졌지만 결국 프로젝트는 이번주 들어 중도에 취소됐다.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과 거의 동일한 제품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설치없이 독립적으로 작동된다는 가정용 식기세척기도 펀딩이 취소됐다. 업체는 한국 실정에 맞게 자체 개발했다는 중국 생산업체의 인증서까지 내밀었지만 중국산 제품이라는 소비자들의 댓글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20일 펀딩을 자체 취소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와인 냉장고도 중국산으로 밝혀지며 19일 펀딩이 취소됐다.

펀딩이 취소되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제품도 있다. 가성비가 높다며 펀딩중인 ‘빔 프로젝터’이 대표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업체가 제품의 핵심적 스펙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결정적으로는 중국에서도 같은 제품이 팔리고 있어 중국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는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과는 겉모양은 똑같지만 내부 소프트웨어와 램프 밝기는 물론 기능도 다르다”며 다른 제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업체는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된 상태로, 펀딩 이전까지는 주로 휴대용 선풍기나 믹서기를 중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인터넷 판매해왔다.

업체 대표는 “이번에 펀딩 중인 제품은 중국 업체에 개발과 생산을 맡긴 ODM 제품”이라며 “프로젝터 개발 경험은 없지만 국내 프로젝터 업체와 협력해 중국 업체에 ODM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티타늄 안경테가 와디즈를 통해 펀딩됐지만 알고 보니 값싼 니켈 도금 안경테로 밝혀지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와디즈의 크라우드 펀딩에 문제가 잇따르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도 문제지만 와디즈가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인터넷 검색 몇분만 해봐도 제품이 이미 팔리고 있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중개 수수료에 눈이 멀어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기성품으로 출시된 적이 없거나 제작과정 중인 제품과 서비스를 펀딩 대상으로 한다는 말과는 달리 와디즈에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의 로고와 포장만 바꾼 OEM 제품들이 자주 올라오고 OEM 제품임에도 직접 만들거나 공동개발이라고 말하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한다.

특히 “사정이 이런데도 와디즈 측은 ‘와디즈는 쇼핑이 아니라 투자’라며 소비자들의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와디즈에서는 물건을 절대 구매해서는 안된다”는 불매운동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와디즈는 제품 구매가 아니라 투자인만큼 투자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와디즈측은 지난 19일 리워드 펀딩 심사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와디즈 관계자는 “와디즈에는 새로운 제품만 펀딩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일부를 개선하거나 변형한 것도 오를 수 있다”며 “개선되거나 변형된 부분의 심사를 더욱 명확히 하고 펀딩 시에는 ‘일부를 개선, 변형한 제품임’을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와디즈는 또 “신고하기 모니터링을 확대해 서비스 자정능력을 강화하고 서포터(소비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메이커(업체)를 계속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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