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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사카시 통계서 80% 차지
혼자 사는 日 남·녀, 성향 차이 커
고령 남성 15% "보름에 1회 대화" ]
일본의 한 특수청소업체가 고독사 현장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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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고령자는 사회와 접촉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회와 연결을 쉽게 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지난주인 13일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서 자체 조사해 공개한 '오사카시의 고독사 통계'와 관련한 발언이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오사카시에서 고독사 한 사람은 1101명이었습니다. 공식 정의는 없지만 '사망한 지 4일 이상 뒤 발견된 경우'만 모은 이 자료에서는 한 달 이상 지나서 시신이 발견된 사례도 193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전체의 80%가량인 871명이 남자라는 점입니다. 고독사 대부분(80% 이상)이 60대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인 남성 고령자 가구에 관심이 가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고령자로 분류하는 65세 이상 독신은 여자가 더 많은데, 고독사 통계는 이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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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외로움에 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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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건 은퇴로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끝낸 남자들이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혼자 사는 여자들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편인데, 남자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아사히신문은 한 의사의 경험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연초에 은퇴한 60대 남자 환자와 상담한 이 의사는, "지난해 말부터 보름 동안 사람들과 얘기 나눈 것은 지금이 처음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지난해 공개한 '2017년 생활 및 뒷받침에 대한 조사' 결과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습니다. 65세 이상 독신 남자 중에 "2주에 1회 이하 대화한다"는 사람은 15%로 여자(5.4%)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의지할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도 고령 여자 80.1%가 그렇다고 한 반면 남자는 54.2%만이 있다고 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는 일본의 한 50대 남성. 그는 장을 보기 위해 3일에 한 번씩만 외출을 하고 늘 집에 있는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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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대상 결혼 상담을 하는 민간 복지단체는 고령 남녀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자는 집과 연금이 있으면 생활이 나름대로 안정돼 있다. 물론 외로운 마음이 있지만 친구나 아이, 손자 등과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남자는 아내와 사별한 경우 못 견뎌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이 단체에 따르면 여자는 경제력을 위해 재혼 상담하는 경우가 많고, 남자는 외로움 때문에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 사회학자는 어려서부터 '승자가 되라'는 교육을 받은 일본 남자들은 이해득실을 넘어선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맺는 힘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일본에서 고독사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율은 2040년 40%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미 일본에는 세입자의 고독사로 인한 비용을 보장해주는 '고독사 보험'이 존재하고, 고독사 현장을 뒷정리해주는 특수청소업 활동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선 "나의 고독사가 걱정"이라고 답한 30세 미만이 2010년 40%에서 지난해 57%로 늘기도 했습니다.
다만 국가적인 고령화, 1인 가구 증가는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앞으로 일본의 움직임은 참고할 만합니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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