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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경제신문은 내친구]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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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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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계열사 Z홀딩스가 운영하는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일본에서 전해졌습니다. 한일 양국이 힘을 모아 이용자 1억명이 넘는 메가 플랫폼을 출범한다는 것이어서, 두 나라 모두 이 소식에 들썩였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힘을 모아 대항마를 만들 거라는 기대도 받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로 미·중이 주도하고 있는데, 양사는 이에 대항하는 새로운 AI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어떤 회사인가요.

▷경영 통합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라인과 야후재팬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합니다. 라인은 일본에서 이용자 8000만명을 보유한 '국민 메신저'입니다. 일본판 카카오톡인 셈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라인은 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1위 메신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 국가의 이용자 수는 모두 1억8500만명에 달합니다. 네이버가 라인의 지분 70%를 가졌습니다.

야후재팬은 일본에서 5000만명이 이용하는 검색 포털입니다. 이 서비스는 Z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는데, Z홀딩스의 지분 40%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경영 통합을 이루게 되면, 일본에서만 1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겁니다.

―양사의 경영 통합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한일 양국이 힘을 모아 미국과 중국이 장악한 인터넷 산업과 AI 생태계 패권에 대응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50대50으로 출자하는 지주회사를 통해 공동경영을 하는 만큼, 단순히 서비스 간 결합이라기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라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화학적 결합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선전 덕분에 한국에선 미·중의 패권에 대응한다는 말에 대한 체감이 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TV보다 자주 보는 유튜브나 지인들과 의견을 나누며 교류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미국 기업의 서비스입니다.

이들 글로벌 서비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춰 한 기업의 힘으로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달 카카오가 SK텔레콤과 지분을 교환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향후 사업에서 어떤 시너지가 예상되나요.

▷일본 이용자만 1억명을 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단기간에 가장 명확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분야는 간편결제 같은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영역입니다. 간편결제의 경우 라인은 '라인페이', 야후는 '페이페이'를 갖고 있는데, 출혈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입니다. 특정 '페이'로 결제하면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이벤트는 다들 많이 접해봤을 겁니다. 이런 이용자 확보 마케팅이 너무 치열해서 "아직까지 페이를 통해 돈을 버는 기업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못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라인이 추가로 성장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인은 동남아 시장까지 잘 진출했지만, 이를 넘어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데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자금력, 투자한 여러 기업과 네트워크 등이 라인의 성장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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