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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홍콩 지지' 현수막 훼손 14개 대학서 발생…수사 요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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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관악서 고소장 제출

"민주주의 가치 훼손 행위…고민 끝에 강경한 대책"

"범인이 중국유학생이면 반성문 작성후 고소 취하"

대학들 규탄 성명도…"대자보 철거, 무책임한 태도"

뉴시스

[서울=뉴시스]김정현 수습기자 =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관악경찰서에 현수막 훼손 관련 고소장을 제출하는 모습. 2019.11.2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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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김정현 수습기자 =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서울대 학내 레넌벽이 훼손된 사건과 관련, 대학생들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국내 대학들의 홍콩 시위 대자보 철거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20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 현수막 훼손 관련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박도형 학생모임 대표는 "레넌벽(홍콩 시위에 연대하는 메모를 붙인 벽)에 붙여놓았던 두꺼운 재질의 손피켓이 찢어진 점 등에서 의도적으로 누군가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배움의 공간에서 이를 훼손하는 것은 다른 의견을 짓누르려는 행위이며 민주주의 가치 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레넌벽은 수많은 시민들이 모아주신 후원금과 서울대 학생들의 여러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허위 신고마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민 끝에 형사고소라는 강경한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박 대표는 홍콩 지지 현수막 훼손이 발생한 대학이 14곳에 이르는 곳으로 파악했고, 한국 학생 얼굴을 웨이보에 공개하며 위협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범죄에 강경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같이 밝히면서도 한국 대학가의 혐중(嫌中) 정서를 우려한다며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지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즉각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모임은 이날 고소장 제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성명을 내고 한국외대, 충남대 등에서 홍콩 지지 대자보가 학교 측에 의해 철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규탄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대자보를 둘러 싼 다양한 주체들과 싸움이 아니라 대화를 원한다. 그 대화를 위해서라도 대자보는 붙여질 자유, 철거되지 않을 자유, 반박할 수 있는 자유가 꼭 필요하다"면서 "갈등 관리를 회피하며 대자보를 철거한 학교 당국도 이를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대학 측이 임의로 학생들의 의견을 막아버릴 수 있다는 좋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면서 "학교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며, 앞으로 대학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학생모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마련했던 레넌벽 일부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동국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곳곳의 대학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 간의 학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한편 학생모임은 오는 23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연 뒤 중국대사관까지 행진도 이어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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