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LTP보고서 '초미세먼지 고농도시 中영향' 빼고 발표 논란…불신 가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韓中日, 공동연구 19년만에 첫 보고서 발간

日, 홈페이지 보고서 게재…中 대외공표 안해

뉴시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명래 환경부장관과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9 한중 환경장관 연례회의'를 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04. amin2@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3분의 1 가량 영향을 준다는 한·중·일 공동연구보고서가 나왔지만 국민들의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정작 미세먼지가 심각한 겨울·봄철(12~3월) 중국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기여율이 공개되지 않아서다. 중국 측이 한일과 달리 보고서를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점도 불신을 키우는 대목이다.

20일 공개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연평균 기준 초미세먼지(PM2.5) 자체 기여율은 한국 51%, 중국 91%, 일본 55%였다.

한국과 일본은 초미세먼지의 절반 가량이 국내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 중국 내 요인으로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

중국 배출원에 대한 우리나라 서울·대전·부산에 대한 연평균 기여율은 32%였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3분의 1 정도가 중국 요인이라는 얘기다. 이는 우리 정부가 당초 추정했던 30~50% 범위에 든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 배출원의 중국 6개 도시(베이징·톈진·상하이·칭다오·선양·다롄)에 대한 영향은 2%에 불과했다.

그러나 월(月)·일(日)별 상세한 국외 기여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중일 3개국이 '연평균' 수치로만 발표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해지는 시기(12~3월)나 이상기후 발생 시 중국 기여율이 더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우리 정부는 고농도 시 중국의 기여율을 60~80%으로 추정해 왔었다.

이에 대해 장윤석 환경과학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고농도 기간의 국외(중국) 영향임을 잘 안다. 그래서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했다"면서도 "연평균 값으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고농도는 당연히 기여율이 더 있다. 연평균 10~20% 정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 2월 27일부터 3월초 기간 분석했을 때 국외 기여율 80%였다"며 "당시만 해도 협상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게 중국이다'라고 하지 않았는데 80% 중 중국이 거의 70%는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중국 외 기여율은 약 15% 정도 되는데 대부분이 북한을 경유해 유입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숫자"라며 "동남아 지역과 몽골 등 장거리에서 오는 것은 오차 범위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이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중국은 그간 자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만을 강조하며 한국이 중국 탓만 하고 있다고 대응해왔다.

보고서는 한·중·일 3국 정부가 처음으로 미세먼지 국외 영향의 기여율에 대해 인정하는 연구 결과로, 2000년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지 19년 만에 나온 것이다.

당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이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11월 23~24일) 전에 발간하기로 합의하면서 사무국인 한국이 발표하게 됐다. 일본은 한국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장 원장은 "그동안 한중 간 기여율에 대한 책임 공방이 있었다"면서도 "저희는 책임 공방 부분에 대해서는 되도록 배제했다. (첫 보고서) 자체도 정확한 값은 아닐 수 있다. 어차피 (서로 다른 측정)모델에 기반했기 때문인데 현재까지는 그나마 가장 정확한 값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역 단위 대기오염 예측을 위해 한국과 일본의 경우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개발한 대기질 모델인 'CMAQ', 중국은 미국 람볼 엔비론(Ramboll Environ)사에서 개발한 대기질 모델인 'CAMx'를 각각 사용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실시한 미세먼지 인식조사를 보면 국민들은 국내 요인(30%)보다 국외 요인(52%)이 더 크다고 인식했다. 국민의 45%는 정부 대책에 불만족했고, 그 사유로는 '국외발 미세먼지 해결 미흡'을 1순위로 꼽았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국가기후환경회의)가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도 국민의 64.1%가 현 시점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공조 강화'를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