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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에서 고교학점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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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신영란 당진고 교사가 온라인을 통해 심리학 수업을 하고 있다. 11명의 학생들이 수강중이며,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얼굴과 참여도를 오프라인 교실보다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당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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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은 바로바로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채팅창으로 토론도 할 수 있어요. 질문도 못하는 것 아닐까 걱정했는데 온라인 수업이 더 좋았어요”

“온라인 수업은 학생 집중도가 떨어진다고요? 원하는 과목을 듣는 학생들의 태도는 교사도 놀랄 정도입니다.”

지역연계·온라인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했던 당진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온라인 공동 수업을 경험한 후 학생과 교사, 학부모까지 수업을 더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수업은 집중도 잘 되지 않고 교사의 일대일 관리가 힘들어 낙오자가 생긴다는 생각은 선입견이었다. 학생 얼굴이 화면에 비춰지니 오히려 학생이 집중하는지 파악하기 쉬웠다.

이미 온라인 수업 툴은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 즉석 퀴즈, 소규모 토론, 자료 공유까지 오프라인에서 누리기 힘든 다양한 툴을 활용할 수 있었다.

기자가 최근 참관한 수업은 당진고 학생 3명이 듣고 있는 심리학 수업. 학생 수 부족으로 과거엔 꿈도 꾸지 못했겠지만,그 지역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하니 과목 개설이 가능해졌다. 수업에는 당진고 외에 호서고·합억여고·송악고·배방고·불당고·업성고·한일고·청양고 학생이 1명씩 참여해 총 11명이 수강 중이다. 고교학점제 소인수 과목의 해답을 찾은 셈이다.

다만 정규과목임에도 참여 학생수가 적어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6시가 넘어야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수업 자체는 시간의 제약이 없지만, 일부 학생만 참여하다보니 방과 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수업이 개설된다면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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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란 교사가 PC 앞에서 일어나 화이트보드에 판서를 하면서 수업을 하고 있다. 판서를 하는 동안은 PC 모니터가 아니라 벽에 붙어 있는 대형 모니터로 학생들 얼굴을 확인하면서 쌍방향 수업을 한다. 사진=당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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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란 당진고 교사가 화면에 사진을 공유하고 시각과 기억과의 관계에 대한 실험을 위해 흰색티를 입은 사람을 세어보라고 하니 학생들은 각자 숫자를 눌렀다. 교사의 화면에는 학생들이 저마다 쓴 숫자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각이 단기기억으로 저장하는 지속시간은 0.3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청각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기억에 남는지 확인하기 위해 3명씩 조를 짜서 각자 읽어주고 이를 기억해 내는 실험을 했다.

수업을 맡은 신영란 교사는 스튜디오에, 학생은 모두 각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이 이뤄졌다. 교사는 PC를 벗어나 화이트보드에 판서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앵글을 바꿔 교사를 비춰준다. PC 모니터로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던 교사는 판서할 때면 벽면에 부착된 모니터를 보면서 얼굴을 확인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 과목에 접목하니 효과는 배가 됐다. 손성만 당직고 교사는 “지난 해 1학기 때 고급물리 온라인 수업을 했는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감동했다”면서 “배우고 싶어하는 과목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가르치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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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이구동성으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당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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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학생은 “작년에 국제관계 수업을 듣고 너무 좋아서 올해 국제경제 수업을 듣고 싶었지만 인원이 부족해 폐강됐다”면서 “온라인 수업이 점차 확대돼 참여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농산어촌에서도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될 수 있도록 온라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모든 고등학교에 무선 AP를 설치한다.

배유미 학생은 “지난해 시설이 좋지 않을 때에는 30분 전부터 이 교실 저 교실 옮겨다니면서 네트워크를 확인해야 했다”면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 정말 많은데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지 않으면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면서 인프라 확충을 희망했다.

당진(충남)=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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