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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방위비협상 3차회의 파행...美 "韓, 우리 요청에 부응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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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까지 예정된 3차 회의..오전 중 파행
美 "韓, 기대 부응 못해..재고할 시간 주겠다"
韓 "SMA 틀 속에서 합리적 분담액 결정해야"
지소미아 등 정부 협상 여건은 악화일로 지속


파이낸셜뉴스

제임스 드하트 미국측 방위비 협상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국대사관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국대사관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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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수준을 위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 2일차 일정이 19일 오전 10시에 열렸으나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채 종결됐다. 분담금 규모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회의 파행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는 회의 파행 뒤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팀이 제시한 제안들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요청에 부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하트 대표는 "한국에 재고의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담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는 위대한 동맹 정신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위해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새 제안을 한국이 내놓기를 바란다"고 덧붙이며 미국의 분담금 인상에 대한 한국의 전향적 입장을 압박했다.

우리측도 협상 파행 이후 "미국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분담금이 대폭 증액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합리적 분담을 강조했다.

■美 "더 내놔라" vs 韓 "공평부담" 평행선..결국 파행
이번 3차 회의 2일차 일정이 파행을 맞이한 것은 올해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을 상회하는 미국의 50억 달러(약 6조원) 분담 압박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분담을 강조하는 우리측의 상반된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 사태다.

1차 회의에서 탐색전을 벌인 한·미는 2차 회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3차 회의에서는 우리측의 입장을 각각 상대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가 파행으로 간 것은 미국의 인상 압박에 대한 우리 대표단의 불응 논리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 대표단은 한국이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고, 매년 천문학적 액수의 미제 무기를 도입하고 있으며, 해외주둔 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을 부담하는 등 한국의 노력을 근거로 들며 미국의 인상 압박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위기 속 방위비협상..韓 협상 여건도 '악화일로'
이번 3차 회의가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방위비협상 셈법 마련에는 더 큰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동맹국인 한국의 안보 참여에 대한 대가를 더 많이 받아내겠다는 미 정부의 입장이 회의 자체를 깨버릴 정도로 강경하다는 것이 확인된 데다 우리의 협상 여건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확실한 인상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한국은 부유한 나라로 방위비를 더 낼 여력이 있으며, 더 내야 한다"고 말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나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같은 논리의 발언을 최근 쏟아냈다.

미국이 바라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도 결국 종료 수순으로 가면서 정부에 재검토를 요청했던 미국의 불만이 고조되는 등 한·미 동맹에 균열상이 감지되고 있는 것도 방위비협상에는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인 한·미·일 공조의 측면에서 보는 만큼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의 아시아 지역 안보 비용 증가 등을 방위비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방위비협상의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는 셈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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