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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글로벌 Insight-홍태화 KOTRA 이스탄불무역관 과장] 터키, 전기차 프로젝트로 글로벌 완성차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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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자동차 산업은 터키 경제를 지탱하는 든든한 축이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유럽향 생산기지로 활용돼 온 터키는 지난해 완성차 155만대를 생산해 세계 15위를 차지했다.

터키에는 현대차, 포드, 르노, 피아트 등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지만 자체 개발된 승용차 생산은 전무한 상황이다. 소형 버스 등 일부 상용차는 터키 자체 브랜드가 개발해 생산 중이지만 승용차는 60여년간의 자동차 생산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이 생산되지 못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터키 자체기술로 개발된 전기차 시제품이 연내 공개된다고 해 화제다.

Turkcell 등 터키내 대기업 5개사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전기차는 Saab사의 9-3 모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 번 충전에 500㎞를 주행할 수 있는 이 모델은 2019년 내 시제품이 공개되고 2022년 중에는 양산될 계획이라 한다.

엄밀히 보면 이번 전기차는 터키 최초의 자체개발 승용차는 아니다. 1961년 당시 대통령 Cemal Gursel의 강력한 자동차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승용차 개발을 추진했고, 그 결과 Devrim(혁명)이라는 승용차가 개발됐다. 130여일만에 개발된 Devrim은 1961년 건국기념일에 시운전됐지만 차량이 정지해 대통령이 중간에 차량을 갈아타는 해프닝을 남기고 양산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TOFAS, OTOSAN 등 터키내 대기업 계열사들은 피아트, 포드 등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을 시도했다. 이들 기업은 라이센싱 차량 양산을 시작으로 자체 차량 개발을 추진했으나 출시되지 못했다. 이들 기업은 결국 피아트, 포드에게 일부 지분이 인수돼 합작 생산법인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후에도 TUBITAK(터키 과학기술연구위원회) 등에 의해 차량 개발이 시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전기차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터키 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자체 개발 차량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한 번 충전에 5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 더군다나 Saab 9-3은 단종된 모델로, Saab 9-3 플랫폼을 활용예정인 터키산 전기차에 대해 해외에서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60여년 자동차 개발 역사 속에 출시되는 자체 개발 승용차에 대한 터키내 관심도는 높은 편이며, 터키 정부는 이 차량을 발판삼아 터키 국적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육성을 꿈꾸고 있다.

터키 정부는 승용차 뿐 아니라 의료기기, 석유화학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 55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적자 감축을 위한 전략으로, 다양한 관련 정책이 발표됐으나 눈에 띌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전기차 프로젝트는 성공 시 터키의 물품 국산화 정책과 산업 육성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기념비가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산업의 출현으로 터키에서는 기존 수요를 뛰어넘는 다양한 한국과의 협력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의 전기차 프로젝트가 성공해 양국간 협력 분야가 확대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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