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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과학을읽다]'재머 vs. 포획', 더 효율적 안티드론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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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바텔의 '드론디펜더'로 드론을 무력화 시키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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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드론(Drone)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요즘에는 민간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화산 분화구나 원자력발전소 사고지역처럼 사람이 직접갈 수 없는 곳을 촬영하고, 무인 택배서비스에도 드론이 이용됩니다.


이렇게 사람이 직접할 수 없는 일을 무선전파 유도만으로 해낼 수 있고, 화물도 싣을 수 있다보니 나쁜 용도로 활용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테러나 불법적인 정보수집에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최근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테러, IS(이슬람 무장단체)의 초소형 자폭용 드론 이라크 공격 등 드론 테러가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의 원자력 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주요 국가들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드론은 더욱 소형화·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테러 등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드론의 침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정비와 함께 물리적인 방어수단 마련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드론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안티드론(Anti-Drone)' 기술, 즉 물리적 방어력은 테러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군 위주로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다만, 보다 효율적인 방식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안티드론 기술의 핵심은 미확인 드론을 탐지·식별한 후 이를 무력화하는 것입니다. 드론 무력화 방법에는 전파 방해, 해킹, 포획 등이 있습니다. 전파 방해는 빔건 등으로 드론에 센서 교란 전파를 쏴 드론 관제를 방해해 조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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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드론실드사의 드론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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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바텔(Battelle)사는 '드론디펜더(DroneDefender)'를 출시했습니다. 총알이 아닌 전파를 발사하는 빔건입니다. 디론디펜더는 조종자의 무선 조작과 드론의 GPS 기능을 무력화하는 전파를 발사합니다. 0.1초 이내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고, 유효 사거리는 400m 정도라고 합니다. 총구를 움직여 드론을 착륙시킨 뒤 드론에 저장된 정보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프랑스 육군은 무인비행 시스템 신호를 교란하는 '네로드F5(NEROD F)'를 개발했습니다. 드론 재머(jammer)인 네로드F5는 드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마이크로파가 발사돼 원격 통신을 방해, 조종 불능이 됩니다.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한 다른 재머와 달리 네로드F5는 라이플 모양으로 작은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호주의 드론실드(DroneShield)사가 개발한 드론 재머 '드론건(DroneGun) MKIII'는 권총 모양인데 무게 2㎏, 유효 사거리는 500m입니다. 드론실드의 다른 제품들과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국내 기술도 만만치 않습니다. 담스테크사는 소형드론 등 무인기 접근을 원거리에서 탐지·식별해 접근을 무력화하는 재밍 장비인 '드론헌터 엑스(Drone Hunter X)'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등 중동 군수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1㎞ 거리 내 드론통신 전파를 무력화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위력을 발휘했던 '드론헌터'를 초경량화한 제품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수 ㎞ 거리에 있는 드론이 정상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레이점빔을 개발 중입니다. 레이저 무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이 없으며,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 1회 발사 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9월 테러 직후 이 기술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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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비행 중인 드론을 포획하는 순간.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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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다양한 안티드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머 기능은 기본이고,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현재 드론의 위치를 속여 목표 드론을 해킹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해킹으로 드론의 관제권을 장악해 목표 드론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재머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드론을 사냥감처럼 직접 포획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공군은 영공에 무단으로 침입한 드론을 파괴하기 위해 특수 훈련된 검독수리를 활용합니다. 검독수리들이 드론 위에서 먹이를 먹도록 훈련해 드론을 보면 자연스럽게 공격하게 만들고, 성공적으로 드론을 포획하면 보상을 줘 보다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드론을 활용해 그물망으로 포획하기, 드론 카메라를 레이저로 교란하기, 포를 이용해 그물을 쏘거나 아군 드론에서 그물을 떨어뜨리는 등의 방법 등을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시킵니다. 대세는 재머지만, 물리적 포획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안티드론 기술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안티드론 관련 국내의 특허출원은 주요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라면서 "관련 법안 마련, 다양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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