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 검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등 한미 군 당국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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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5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래연합사령부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평가 결과를 승인함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연합사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전쟁지휘부다. 지휘구조도 ‘미군 사령관-한국군 부사령관’에서 ‘한국군 사령관-미군 부사령관’으로 역전된다. 이날 합의는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가 ‘전작권 테스트’의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작업이 큰 진전과 함께 본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다음 단계인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평가를 내년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2021년경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거쳐 한국군이 ‘3대 조건’을 갖춘 걸로 한미가 결론을 내리면 양국 군통수권자의 최종 승인을 거쳐 전작권은 한국군으로 넘어오게 된다.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은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역내 안보환경이다.
정 장관은 “이번 합의가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하에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전작권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임기(2022년 5월) 내 전작권 전환의 여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북핵 위협의 고도화와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심화 등 대내외 안보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 전작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미국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전환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전작권 전환은 시간이 아닌, 조건에 기초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18일로 예정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의 유예나 취소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어떤 결심을 하는 게 가장 좋을지 에스퍼 장관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최적의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도 “외교적 문이 닫히지 않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의 끈을 유지하기 위한 군사적 뒷받침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17, 18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담(ADMM-Plus)에 참석하는 두 장관이 연합 공중훈련의 취소나 유예를 전격 발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한미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반환의 조속한 추진이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환경여건(오염치유 문제) 등 제반사항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청와대는 8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서울 용산기지 등 26개 주한미군 기지의 조기 반환을 적극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미 측이 오염치유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 ‘시설·구역의 원상회복 책임은 양측 합의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명시된 것은 한국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미 측이 환경정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군 당국자는 “기지 반환이 늦어질수록 ‘동맹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가 큰 만큼 기지 이전·반환 협상에 전향적 태도로 임해줄 것을 미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군 관계자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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