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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 로힝야 인종학살 혐의로 아르헨티나 법원에 첫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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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방콕|AP연합뉴스




미얀마 내 소수 무슬림 민족 로힝야를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는 실권자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처음으로 해외 법원에서 소송을 당했다. 로힝야 인권단체인 영국버마로힝야협회(BROUK)가 13일(현지시간) 수지 국가자문역을 상대로 로힝야 집단학살혐의로 아르헨티나 법원에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전에도 로힝야 학살혐의로 소송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한 것으로, 수지 자문역을 적시해 소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지 자문역은 반인도주의 범죄 등 국제범죄는 어느 나라에서든 재판을 할 수 있다는 ‘보편적 재판관할권’에 따라 해외에서 소송을 당했다. 유엔 미얀마 특별인권보고관을 역임했으며 이번 소송에서 BROUK를 대리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변호사는 AFP 인터뷰에서 “달리 다른 곳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어 아르헨티나를 택했다”고 말했다. 통신은 아르헨티나 법원은 현재 보편적 재판관할권에 따라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관련 형사소송, 사이비 종교단체로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는 파룬궁 관련 소송 등 다른 소송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BROUK는 수지 자문역을 비롯해 정계 지도자들과 학살을 진두지휘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에게도 소송을 제기했다. 킨타나 변호사는 “이제 부조리가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은 2017년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 반군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정부의 탄압정책에 반발하며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 마을이 초토화되고 수천명이 사망했다. 최소 74만명의 로힝야 주민들이 정부군의 학살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방글라데시 남동부 해안도시 콕스바자르에 위치한 쿠투팔롱 로힝야 난민촌에는 최소 9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한때 미얀마 민주화의 아이콘으로 추앙받았던 수지 자문역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는 지난 11일 로힝야가 인종청소를 당했다며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신해 유엔 최고법정인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미얀마 정부를 고발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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