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박한기 합참의장과 만찬
“지소미아 종료 반대” 의견 전한 듯
오늘 한·미군사위서도 논의 가능성
에스퍼, 문 대통령과 내일 면담
양국 합참의장은 14일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를 연다. 군 소식통은 “지소미아는 한·일간 문제라 정식 의제로 오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은 지소미아가 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로 지소미아를 거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방한 중 박 의장, 마자키 고지(山崎幸二) 통합막료장과의 3국 합참의장 화상통화 회의도 할 계획이다.
14일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입국한다. 당일 한·미동맹재단 만찬에 참석한 뒤 15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함께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SCM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정식 의제로 다뤄진 적이 있다”며 “에스퍼 장관은 SCM에서 지소미아를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16~19일 태국 방콕에서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는 지소미아의 마지막 분수령이다. 정 정관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회담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주선할 전망이다. 여기서도 결판을 내지 못하면, 지소미아를 논의할 공간도, 시간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후 미국이 내릴 수 있는 보복 조치에 대한 대책을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임박하면서 미 측의 입장 표명은 더 선명해지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가 없어진다면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지소미아의 기본원칙은 한·일 양국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전날 밀리 의장의 발언과도 같은 맥락이다. 두 사람 모두 지소미아를 북·중 세력에 대항하는 한·미·일 3각 체제의 ‘끈’ 개념으로 명확히 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질 수 있나’란 질문에 “전작권 전환은 시간이 아닌, 조건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을 전작권 전환 목표 시점으로 정한 정부 기류와는 미묘한 차이다. 전작권 전환 3대 조건은 ▶안정적 전환을 위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한·미 연합 방위를 주도할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구비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 능력 구비 등이다. 고도화한 북한핵 억제는 우리가 작전권을 행사할 수 없는 미국의 확장억제(핵 우산) 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작권 전환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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