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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내연구진, 생명체처럼 에너지 받아쓰는 생체모사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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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김기문 단장 연구팀

생체모사 기능성 재료 개발·인공세포 구현 응용 기대

뉴스1

에너지원인 트리클로로아세트산이 공급돼 형성된 트립토판-쿠커비투릴 복합체 결정의 모습(IBS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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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 연구팀이 호박 모양의 분자인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고 쓰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체모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다양한 생체모사 기능성 재료 개발은 물론 인공세포 구현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단세포부터 복잡한 동·식물까지 모든 생명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물질대사를 진행한다.

세포는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세포 내 기관을 이용해 밖으로 배출하며 항상성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자발적으로 제거되는 시스템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스템에는 연구단의 전문 분야인 쿠커비투릴이 사용됐다. 쿠커비투릴은 아미노산 유도체의 하나인 트립토판 유도체를 ‘손님’으로 인식하고 내부의 빈 공간으로 불러와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주인-손님 복합체라고 한다. 특히 이 복합체는 산성조건에서 자기조립하여 능면체 모양의 결정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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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분자 집합체가 형성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 모식도(IBS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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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복합체에 산성 물질인 트리클로로아세트산을 에너지원으로 공급했다. 트리클로로아세트산은 탈탄산 반응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클로로포름으로 분해된다. 기체인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끓는점이 낮은 클로로포름은 자연스럽게 용액에서 제거된다.

부산물을 제거하는 별도의 장치 없이도 스스로 주입된 에너지원을 소모하는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백강균 연구위원(공동교신저자)은 “주인-손님 복합체 결정을 살아있는 세포, 트리클로로아세트산을 에너지원, 탈탄산 반응을 대사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부산물을 제거하는 장치가 필요했던 기존 모사 시스템과 달리 별도의 장치 없이도 살아있는 생명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을 모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산성 물질이 모두 소모되면 복합체가 더 이상 결정 구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분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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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IBS 제공)© 뉴스1


김기문 단장은 “생명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라는 호기심 어린 질문에 화학적인 대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됐다”며 “이번 성과가 향후 연료를 공급하는 동안에만 기능성을 나타내는 기능성 재료뿐만 아니라 인공세포를 구현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독일응용화학회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지난달 25일 게재됐다.
memory44444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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