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고령화로 조업사고 잇따라 ‘해녀 안전주의보’ 발령

최근 제주에서 해녀가 조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해녀 안전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 바다에서 조업 중인 해녀. ｜제주도 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최근 일주일새 3명의 해녀가 물질(해녀가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을 하던 중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10일 밝혔다. 제주에서는 지난 1일 제주시 한림읍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80대와 60대 해녀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 6일 제주시 종달리 앞바다에서 80대 해녀가 물질을 하던 중 숨졌다.

조업 중 해녀의 심정지 사망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도소방안전본부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조업 중 심정지로 사망한 해녀는 모두 40명으로, 연평균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연도별로는 2015년 9건, 2016년 7명, 2017년 10명, 2018년 6명, 2019년(11월 기준) 4명 등이다.

문제는 고령화다. 고령의 나이로 인한 체력약화와 심장마비, 최근에는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날씨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주도에 등록해 활동 중인 해녀 3898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 해녀가 2312명으로 59%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가 고령 해녀의 조업을 최소화하고, 사망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효과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제주도는 고령 해녀의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자연스러운 은퇴를 유도하기 위해 80세 이상 해녀가 은퇴하면 3년간 매월 30만원의 은퇴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고령 해녀의 위험한 조업을 방지하기 위해 은퇴수당 이외에도 80세 이상 현역 해녀에게 매월 20만원, 70세 이상에게는 10만원의 소득보전 수당을 지급해 물질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해녀문화는 2016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고, 2017년 5월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정병도 소방안전본부장은 “추운 날씨로 인한 응급상황을 막으려면 갑자기 찬 공기를 맞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아침에 찬 공기를 바로 맞으면, 밤새 이완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심장에 무리가 가는 만큼 조업 전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하는 게 중요하고 반드시 입수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방안전본부는 또 “119구급대 도착 전 최초 응급처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고, 어촌계를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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