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직접 올라가던 굴뚝, 드론으론 3분"…첨단화 한 미세먼지감시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 미세먼지감시팀 사업장 점검 현장

사람 올라가야 했던 굴뚝, 드론으로 3분 만에 점검

“짧은 시간·넓은 지역 효율적 감시”…내년도 전국 확대

이데일리

8일 수도권대기환경청 미세먼지 감시팀이 경기 안산 시화·반원 산업단지 내 스마트허브 전망대에서 단지 내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배출을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날리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8일 경기 안산 시화·반원 산업단지 내 스마트허브 전망대에서 드론이 날아올랐다. 매캐한 먼지를 뿜어내는 공장 단지를 향해 날아오른 드론은 1km가량 떨어진 공장 굴뚝 위로 올라가 모기같이 뾰족한 입으로 연기를 빨아들였다. 그러자 드론이 출발한 곳에 있던 이동식 측정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연기 속 오염물질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높은 굴뚝 위에서 3~4분가량 시료를 채취한 드론이 돌아오자 곧바로 이동식 측정 차량에서 분석도 들어갔다. 수도권대기환경청 미세먼지 감시팀 관계자는 “측정기 화면에 높게 치솟는데 아세톤을 검출한 것”이라며 “드론이 가져온 시료로 이 공단 일대가 아세톤을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측정 차량으로는 17개, 드론으로는 6개의 대기오염물질을 낮은 단위까지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직접 올라가야 했던 굴뚝, 드론으로 바로 점검…“짧은 시간·넓은 지역 효율 감시”

이날 환경부 산하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특히 시회·반월 산업단지는 사업장이 밀집돼있고 굴뚝도 높아 사람이 직접 점검하기 어려운 곳 중 하나지만 드론, 이동식 측정 차량 등 첨단정비를 활용한 미세먼지 감시팀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지난 3월 수도권대기환경청에 처음 구성된 감시팀은 총 7명으로 드론팀 1팀과 점검팀 2팀으로 구성됐다.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의 44%가 밀집된 수도권을 7명이 담당하기는 벅찬 면이 있지만 드론 등 첨단 장비가 투입된 후 점검 실적은 크게 오르고 있다. 감시팀은 지난달 말까지 총 225개소를 점검해 76개의 위반업체를 적발했는데 장비를 활용하지 않았을 때 적발률은 26%에 수준이었지만 장비를 활용했을 때 42%로 껑충 뛰었다.

감시팀은 첨단 장비가 도입된 후 사업장 배출의 체계적인 감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영훈 수도권대기환경청 팀장은 “장비가 없을 땐 감시인원이 측정 장비를 들고 굴뚝에 직접 올라가서 측정하는 등 굴뚝 시료 채취에만 3~4시간이 걸렸다”며 “인원이 직접 사업장에 출입해야 해 단속을 눈치 챈 사업장은 배출량을 곧바로 조정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첨단 장비를 갖춘 감시팀의 점검 방법은 먼저 이동식 측정 차량으로 구역을 나눠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순찰을 다니면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지역을 압축한다. 한 구역에서 특정 오염물질이 높게 나오면 업체를 식별하기 위해 드론을 띄운다. 드론은 구역 내 사업장 굴뚝을 돌아다니면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특정한다. 그 후 드론이 채취한 시료 등을 분석한 뒤 위반 자료를 확보해 행정처분을 위해 관할 지자체에 제공한다.

이날 차량과 드론을 활용해 점검을 받은 사업장 중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치보다 높게 배출한 곳은 없었다. 그러나 불시로 또 수시로 점검하며 사업장을 단속해야 효과가 있다. 이 팀장은 “인근 주민들이 밤에도 사업장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민원을 넣으면 나가서 점검하기도 한다”며 “짧은 시간에 넓은 지역의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사업장 감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8일 수도권대기환경청 미세먼지 감시팀이 경기 안산 시화·반원 산업단지 내 스마트허브 전망대에서 단지 내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배출을 점검하기 위해 날린 드론이 보내는 정보를 이동 측정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도권·낙동강만 있던 장비, 전국 확대…소규모 사업장도 지원

최근 첨단 장비를 도입한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첨단 미세먼지 감시팀은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8대의 드론과 14대의 측정 차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최다 배출원으로 꼽히는 산업 부문의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도권대기환경청은 각종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단속과 병행해 노후 방지시설과 저녹스(NOx) 버너 설치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지원 한도 내에서 방지시설 설치비용의 90%까지 지원한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앞으로도 수도권 대기질에 영향이 큰 서부지역에 대해 취약시간대 드론 순찰 강화, 취약지역에 대한 점검 확대 등 선제적으로 환경오염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