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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케이신문 "한국 측이 문 대통령·아베 총리 환담 무단 촬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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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극우 성향 언론인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지난 4일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환담하는 사진을 한국 측이 무단으로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8일 ‘한일정상 대화 무단으로 촬영’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두 정상의 환담 사진은) 한국 측이 일본 측에 (동의 없이) 무단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을 시정하지 않으면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대화 내용을 내외에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기사에서 환담 사진을 찍기 위해 한국 측이 용의주도하게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당시 아베 총리는 대기실에서 있던 10명의 정상이 순서대로 악수했는데, 마지막이 문 대통령이었다”면서 “마지막에 위치한 문 대통령이 말을 걸자 아베 총리가 거절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산케이는 ‘무단 촬영’을 한 인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목했다. 산케이는 대기실 입장이 허용된 네 사람이 모두 사진에 담겨 있다면서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은 사진을 촬영한 인물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또 청와대가 환담 소식을 홈페이지에 영어와 일본어로 소개한 반면, 일본 측은 정식 회담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진도 찍지 않았고 외무성 홈페이지에서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개막 전 대기실에서 11분간 환담을 나눴다. 한국에서는 두 정상의 환담 사진과 함께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을 짚어보는 보도가 나갔다.

산케이는 사진과 관련해 ‘한국의 에티켓 위반’이며 ‘신의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상 간 비공식 접촉의 경우에는 사진 촬영이나 공표와 관련된 규칙이 따로 없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수시로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외무상 시절 외교 무대에서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무더기로 올려왔다.

산케이의 이날 기사는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에 대한 반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 측이 대화 내용도 소개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에 대한 일본의 발표가 국제적 기준에 맞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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