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에서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69)이 공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3요소를 '병식신(兵食信, 국방·경제·신뢰)'이라고 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신(信)'이라고 언급한 점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임기 후반에 가장 명심해야 할 가치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공자는 국방과 경제를 버려도 버틸 수 있지만, 신뢰를 잃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며 "신뢰가 있어야 대화도 되고,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임기 후반기에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보다 본격적으로 실현했으면 한다"며 "경제정책, 교육정책, 부동산정책 등에서 공정과 정의가 키워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입시 개편과 관련해 "정시·수시 비율은 어떻게 해도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며 "정시 확대가 능사는 아니고, 공정과 정의라는 관점에서 좀 더 폭넓은 입시제도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 지역균형선발 제도 등을 적극 검토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하던 중 참여정부에 발탁돼 초대 정책실장을 맡으며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보좌했고, 현재도 문재인정부 인사들과 자주 교류하며 경제 분야 등에서 정책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노사정 관계와 관련해선 정부가 기존 대화 플랫폼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주최하는 토론회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모두 참여했다"며 "각 당사자들이 모두 적극적인 대화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외에도 60여 개의 각종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며 "경사노위에 대한 불신이 깊어 참가가 쉽지 않다면 기존의 다른 대화 틀을 적극 이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꽉 막힌 노사정 관계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대화의 물꼬는 정부가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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