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마가복음 강해·부활, 역사인가 믿음인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 지금 이대로 좋다 = 법륜 지음. 박정은 그림.
"마음이 허전할 때는 내가 뭔가 바라는 마음으로 헤매고 있음을 알고 그 바라는 마음을 놓아버리면 허전함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54쪽 '마음이 허전할 때' 중)
"즐겁게 살 건지, 괴롭게 살 건지, 그건 나의 선택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살아있으면 '오늘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하고 생각해보세요."(13쪽 '왜 사는 걸까' 중)
지난 8년간 아침마다 SNS를 통해 전해진 '법륜스님의 희망편지'가 한 권의 책에 묶여 나왔다. 많은 이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 글들이 한가득 담겼다. 편지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편안함이 찾아온다.
편지글 사이를 채운 일러스트레이터 박정은 씨 그림은 일상을 표현했다. 맑고 따뜻한 그림에서 그의 정성이 느껴진다.
법륜스님은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수행자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다. 환경·구호·평화통일 운동을 실천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은 바 있다.
▲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 김용옥 지음.
도올 김용옥이 마가복음에 사유를 담았다. 신약성서에 담긴 4개 복음서 중 하나인 마가복음을 50년 '학문 내공'으로 풀이했다.
이번 저서는 그간 도올이 펴낸 '기독교 성서의 이해', '요한복음 강해' 보다 방대한 느낌이다. 책을 집필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노작이라고 한다.
도올은 저서에서 마가복음이야말로 복음서 원형이라고 강조한다. 성격이 다른 요한복음을 제외하고서 마태와 마가, 누가의 세 복음은 공통된 관점에서 쓰인 공관복음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 마가복음은 원자료이며 나머지 두 개는 다른 자료를 활용해 살을 붙인 증보판이라고 도올은 소개한다.
그러면서 기독교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예수의 참모습을 찾아내야 하고, 그곳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최초로 쓰인 복음서인 마가복음의 독자적인 성격을 파악하고, 원문을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마가복음은 최초의 복음서이다. 마가복음으로써 최초의 복음서 문학 양식이 출현한 것이다. 마가복음은 예수의 삶에 관한 가장 오리지날한 기록일 수밖에 없다. 마가복음은 신약성서 27편의 핵이다!"(본문 30쪽)
도올은 마치 판소리를 읊듯 마가복음 해설을 일반인이 알아들 수 있는 이야기로 풀이하겠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는 외면받은 20세기 서구 성서신학의 성과를 자신의 주체적인 관점에서 종합하겠다고 선언한다. 신학자들은 자신의 성과를 상아탑에 격리했지만, 자신은 조선의 민중과 함께 향유하는 특권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통나무. 612쪽. 2만8천원.
▲ 부활, 역사인가 믿음인가 = 옥성호 지음.
기독교에서 절대 교리로 여겨지는 '부활'을 추적한 책. 결론은 파격적이다. "부활은 증거가 전무한 픽션이다."
저자는 "나의 '지금'이 풍성한 생명을 품는 순간 다시 살아나는 것"이라며 "부활 이야기가 나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 부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런 삶을 사는데 부활이 중요한 동기가 된다면, 비록 픽션이지만 그 속에 숨은 가치는 절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랑의교회 개척자인 옥한흠 목사 아들이다. 이번 저서는 '신의 변명' 이후 기독교의 성역과 금기를 넘어서려는 두 번째 시도다.
명망 있는 목사 아버지를 둔 저자는 첫 번째 책 이후 충고 아닌 충고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충고의 요지는 "왜 자꾸 이상한 글을 쓰는 것이냐, 옥 목사님 존경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것.
하지만 의심 없이 바라본 성경의 진리에서 벗어난 지난 10년은 힘들었지만 조금씩 변하고 발전해가며 오히려 행복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파람북. 232쪽. 1만6천원.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