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특파원 간담회
"공산당 빼고는 여야 없이 입장 똑같다"
"일,지소미아부터 먼저 풀라고 압박해"
미 압박,미동없는 일본 사이 한국 곤혹
"김현종,일본서 유명…좋은 얘기 없어"
"경제협력 기금안은 일 재계 아이디어"
2일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주일특파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2일 도쿄의 숙소 호텔에서 열린 주일특파원 조찬 간담회에서다.
강 회장의 발언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느낀 징용 문제 해결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그는 “일본 의원들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강제 동원 문제를 한국이 해결하라는 것이었다”라며 “공산당을 빼고는 여야 없이 다 똑같았다”고 했다.
징용문제는 한·일 양국이 얽혀있는 수출규제 강화 조치, 한·일외에 미국까지 얽혀있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 양국간 현안의 근본에 깔려있는 핵심 사안이다.
징용문제에 대해 “참 해결이 어렵겠다”는 강 회장의 언급은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문제 역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이 종료 결정을 내린 지소미아는 한국의 번복이 없는 한 22일 밤 12시 실제로 종료된다.
미국은 국무부 핵심 인사들이 모두 나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한국측에 압박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입장은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이 먼저 움직여야 지소미아를 재고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일의원연맹의 김광림(자유한국당)간사장은 “총회에서 일본 의원들은 수출규제 문제는 전혀 거론을 안하더라”며 “지소미아 문제를 한국이 먼저 풀면 한번 얘기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일본은 징용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수출 규제 문제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
징용문제 진전이 없다면 수출규제와 무관하게 한국이 먼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며 사실상의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지소미아와 한·미·일 안보 공조가 논의된 양국 총회 안보외교분과에서는 한 일본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한국측 의원은 중앙일보에 “일본측의 인식이 그 정도인지 깜짝 놀랐다”고 했다.
1일 일본 도쿄(東京)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일한 의원연맹 총회에서 강창일 한일 의원연맹 의장(앞줄 왼쪽)과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 의원연맹 의장이 다른 참석 의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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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소미아 압박, 양보없는 일본 사이에서 한국측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문제의 근원에 있다는 징용문제 해법과 관련해 강창일 회장은 조찬간담회에서 “강제 동원 문제와 관련된 4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문제를 풀 의지가 정부에 있으면 (법안 심의등이)언제라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강 회장이 정부에 대해 '문제 해결의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한 모양새다.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발언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한일외교에 영향력이 큰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대해 “일본에선 되게 유명하던데, 좋은 얘기는 아니더라. 나는 그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기업이 참가하는 방안이 양국간에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강 회장과 김 간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아닌 일본의 경제계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한다. 일본 의원들 일부는 공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일본기업은 한 푼도 못낸다”고 주장하는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동의하기는 어려운 안이다.
한일의원연맹의 한국측 핵심 의원은 “22~24일 일본을 방문했던 이낙연 총리에게 일본은 ‘징용문제와 관련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한국이 낸다면 일본은 얼마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 공은 한국 쪽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는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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